정부가 6일부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신청·지급을 시작한 가운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가 고객 이탈 막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형마트들은 추석 대목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 1월 설 때 발생한 ‘지원금 쇼크’가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으나, 매장 내에 입점한 배스킨라빈스, 올리브영 등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미용실, 안경점, 약국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는 포함됐다.

국민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지난 6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지원금 사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홈플러스는 매장 내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점포에 별도 안내 고지물을 비치해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매장 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의 경우 국민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국민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에 들른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대형마트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작년 5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국민지원금을 지급하는 동안 대형마트가 사용처에 포함된 적은 한번도 없다. 국내 대형마트는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등 대기업이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운영하는데 나랏돈이 이들에게 가선 안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추석을 앞두고 5차 지원금이 지급돼 긴장하고 있다. 설과 추석은 대형마트의 최대 대목인데,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람들이 지원금을 쓰기 위해 다른 곳에서 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과일·채소 판매대./연합뉴스

대형마트는 지난 1월 설에 지원금 쇼크를 경험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1월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감소했다. 올해 설 연휴는 2월 11~13일이었다. 통상 설 연휴가 1월말이나 2월 중순이면 1월 매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번엔 오히려 역(逆)성장 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 전환하는 등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상황이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매출이 급감한 배경을 국민지원금에서 찾는다. 정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1월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고,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식자재 마트, 편의점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국민지원금 사용처임을 알리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연합뉴스

대형마트와 달리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된 편의점은 마트를 대신해 추석 대목 특수를 누릴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지난 1월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이 8.4% 줄어드는 사이 편의점 식품 매출은 4.4% 늘었다. 작년 연평균 식품 매출 증가율이 0.4%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히 뛴 것이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4사는 마트나 백화점 못지 않게 추석 선물세트 종류를 대폭 확대했다. GS25는 올 추석 선물 상품수를 지난해 보다 19% 이상 늘렸다. 한우, 수산, 과일, 수제햄, 통조림, 위생용품 등 100여종의 상품을 사전예약해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한 개를 더준다. CU는 전체 상품의 70% 수준인 총 370여 종의 상품들을 10만원 미만의 실속형 상품들로 구성했다. 한우사골세트(7만원), 산꿀 자연송이(10만원), 수삼세트(8만2000원), 영광명품굴비(4만9000원), 활랍스터세트(7만원) 등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