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전문 플랫폼 1위(거래액 기준) 무신사가 4050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시니어 커머스(senior commerce·중년,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상거래)에 본격 뛰어든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르면 연내 4050 여성 전문 의류 판매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회사 측 한 관계자는 “시니어 커머스 서비스 시기와 무신사 스토어 내에 입점할 지, 별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할 지 등을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작년 기준 거래액 1조2000억 원, 회원수 840만 명을 기록하며 온라인 패션 전문 플랫폼 1위를 굳힌 회사다. 성별을 아우르는 패션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충성고객은 남성이 많다. 연령대별로 보면 10~20대 고객이 70%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여성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여성 의류 전문 플랫폼인 29CM과 스타일쉐어를 3000억 원에 인수했다. 29CM은 20~30대, 스타일쉐어는 10~20대 여성들이 주 고객층이다.
무신사는 패션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4050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의 입지는 약한 편이다. 4050 여성은 자신 뿐 아니라 남편, 자녀 등 가족 전체의 소비를 주도하기 때문에 10~30대에 비해 씀씀이가 크다. 이들은 그동안 주로 오프라인이나 중저가 브랜드 종합 온라인몰 패션플러스, 하프클럽 등에서 제품을 구매해 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050의 비대면 소비는 전보다 더욱 과감해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카드 결제 건수는 10~30대가 전년 대비 20% 증가한 반면 40대는 52%, 50대는 62%, 60대 이상은 71% 증가했다. 결제금액도 10~30대가 20% 증가한 동안 40대는 42%, 50대는 50%, 60대는 55% 늘었다.
시장이 성장하자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전문 플랫폼도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작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4050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은 1년 만인 올해 거래액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BCBG, 마리끌레르, 지센 등 중가 브랜드를 입점시켜 누적 다운로드 수 170만을 달성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최근 10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5060 여성 커머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모라니크는 작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카카오톡 스토어에서 쇼핑몰을 열어 10만 구독자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 3월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작년 9월에는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시니어 플랫폼 ‘푸미가’ 서비스를 출시했고 카카오가 인수한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지그재그도 7월 4050 여성들을 위한 플랫폼 ‘포스티’를 선보였다.
무신사는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판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 연령층, 성별을 확대하려는 의도다. 의류, 잡화를 넘어 현재는 화장품, 디지털·테크 제품, 책·음악·티켓,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판다. 지난 4월에는 사업목적에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추가한 뒤 다이어트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6월부터는 럭셔리 편집숍 무신사 부티크를 열고 명품 판매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