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7월 진행된 ‘2021 하반기 롯데 VCM’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롯데그룹 이영구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롯데지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재무적 건전성의 기초 위에 구축되어야 한다.”

지난 7월 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1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전 사장단 회의)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열고 ESG 경영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 선언은 △2040년 탄소중립 달성 △상장계열사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구성 추진 △CEO 평가 시 ESG 관리 성과 반영 등을 골자로 한다.

신 회장은 “ESG 경영의 개념에 대해 오해하거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품게 하는 식의 활동이 있어선 안 된다”며 보여주기식 ESG 경영은 지양하고, 모든 의사결정에 ESG 요소가 적용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며, 각 사별로 방향성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할 것을 당부했다.

롯데지주(004990)는 그룹 차원의 ESG 전략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경영혁신실 산하에 ESG팀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204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탄소 배출 감축 및 친환경 기여 목표를 10년 단위로 설정해 이행할 계획을 세웠다. 단기적으로는 공정 효율화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혁신 기술 적용 및 친환경 사업을 통해 완전한 탄소 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2030 수소 성장 로드맵’ 발표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달 13일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Every Step for) H2′를 발표했다.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총 4조4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3조원, 10% 수준의 영업이익율을 실현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이 가진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청정 수소 생산 △수소 활용 사업 △수소 사업 기술 발전을 주도할 방침이다.

먼저 2030년까지 60만 톤의 청정수소를 생산한다. 생산 중인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16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해 블루수소(16만 톤)와 그린수소(44만 톤)가 혼합된 60만 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이 '프로젝트 루프' 상품으로 출시한 파우치. /롯데지주

수소 활용 사업도 강화한다. 2024년 울산 지역에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를 구축하고, 2030년에는 복합충전소를 200개까지 확대해 국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형성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수소 사업 기술 발전도 주도한다. 수소 저장용 고압 탱크 개발을 통해 2025년 10만 개의 수소탱크를 양산하고, 2030년에는 50만 개로 생산을 확대해 수소 승용차 및 상용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CCS)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동시에 암모니아 열분해 및 그린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이외에도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추진하고 있다.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확대하고 플라스틱 재활용 문화를 개선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다. 지난 6월에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문화재단과 세계적인 예술가 김정기 작가가 협력해 친환경 파우치, 카드 지갑을 출시했다.

◇포장재 개선·전기차 도입...‘자원 선순환 프로젝트’ 진행

롯데는 지난해 2월부터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모든 사업 영역에서 공생(共生)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 3대 중점 과제를 실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 분야에 ‘5Re(Reduce(감축), Replace(대체), Redesign(재설계),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모델을 적용할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이 영업용 차량으로 도입한 친환경 전기차. /롯데지주

롯데제과는 최근 ‘스위트(Sweet) ESG 경영’을 선포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제품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25% 이상 저감하고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영업용 차량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 2040년까지 탄소 중립 및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식품사들은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주력한다. 롯데칠성(005300)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ECO’를 출시한 데 이어 무라벨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 ECO’, 캔 몸체에 디자인을 직접 인쇄한 프리미엄 RTD(Ready to drink) 커피 ‘칸타타 NB캔’, 무라벨 탄산수 ‘트레비 ECO’ 등을 선보였다. 롯데푸드도 파스퇴르 우유 패키지를 분리배출이 용이하도록 개편했다.

영업용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작업도 추진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4대의 전기 택배차와 EV(전기차) 충전기 13기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번 충전에 211㎞ 주행이 가능한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모든 택배차를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영업 및 점포개발 직원들을 위한 업무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 중이다. 지난해 롯데렌탈과 협력해 전기차 130여 대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6월 32대를 추가 도입했다. 롯데면세점도 올해 6월부터 보세 운송용으로 전기차를 시범 운행 중이다. 내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보세운송 1톤 디젤 차량 13대를 모두 100%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