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한다. 이마트와 연합해 지분을 일부 참여키로 했던 네이버가 불참을 공식화 해서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추진과 관련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마트(139480)는 지난 7일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 입찰에 네이버와 함께 참여했다. 유일한 경쟁사였던 롯데쇼핑(023530)이 16일 인수전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미국 이베이 본사와 인수방식, 금액을 두고 단독 협상을 해 왔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50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신세계그룹과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한 이후 이마트의 제안을 받아 이베이코리아 인수 참여를 검토했다. 이마트는 거래액 기준 네이버쇼핑(27조 원)에 이어 2위인 쿠팡(21조 원)과 대적하기 위한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네이버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네이버가 인수전에 참여하는 순간 공정거래위원회의 날카로운 감시 아래 놓이게 돼, 사업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인수전에 최종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그동안 거래액 기준 국내 1위 쇼핑사업자이면서도 법적으로 유통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세계, 롯데 등이 적용 받는 각종 규제에서 벗어났다. 공정위는 올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을 추진하면서 네이버에 대한 규제 감독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해 공정위의 기업 결합 심사를 받게 되면 그동안 업계에서 추정만 했던 네이버의 시장 독점 수준을 공정위가 제대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별 시장점유율은 네이버가 17%, 쿠팡 14%,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롯데 5%, 신세계 2% 등이다.
공정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다. 각 참여자들의 시장점유율(%)의 제곱을 합해 계산하는데, 1200 미만이면 경쟁이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분류한다.
와이즈앱과 DB금융투자가 추산한 점유율 기준으로는 HHI가 1200미만으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해당하지만, 공정위가 이커머스 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느냐, 어떤 수치를 놓고 회사를 비교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더불어 이베이코리아 고객 상당수가 네이버 가격비교를 통해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인수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불과 3년 전 네이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국내 플랫폼 기업 역대 최대인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만든 바 있다. 당시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가 특정상품을 검색했을 때 스마트스토어, 네이버페이 등록 사업자 상품을 상단에 우선 노출한 것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라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공정위는 작년 10월, 약 2년 간 조사 끝에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네이버는 사실과 다르다며 서울고등법원에 불복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