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네이버가 국내 전자상거래 3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한국 사업부문(이베이코리아) 매각과 관련해 신세계그룹 이마트(139480)과 최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이날 공시에서 “이베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인수자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본입찰에 참여한 롯데쇼핑은 고배를 마시게 됐다.

통상 기업 인수합병(M&A) 절차와 달리 미국 이베이 본사는 본입찰 참가자들에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바로 인수자를 확정해, 수일 내에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네이버는 조만간 계약서를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네이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금액은 당초 미국 이베이 본사가 요구한 5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선 4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마트는 향후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스타벅스 잔여지분 50% 인수 등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부족한 자금 여력을 네이버를 끌어들이며 보완했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로 퀀텀점프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원으로 1위, 쿠팡 21조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 순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작년 거래액은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오픈마켓 사업을 이제 시작해 판매자 확보, 제품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한계를 오픈마켓 원조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보완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쿠팡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남은 과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다.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시장 1위 사업자인 만큼 3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업 결합 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근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독점적 지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낼 가능성도 남아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전에 3~4조원대 자금을 투입한 만큼 재무부담이 커 계획중인 추가 인수합병(M&A)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요기요와 스타벅스코리아 잔여지분 50%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둘다 각각 인수금액이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커머스 분야에서 네이버, 쿠팡은 물론 경쟁사 신세계그룹으로부터도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플랜B를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 회사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작년 거래액은 7조6000억원 규모로 모든 계열사 온라인 거래액을 합한 것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