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이 오는 5일 개장 100일을 맞는다. 사진은 5층에 조성된 실내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 /현대백화점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개장한 더현대서울이 개장 후 100일간 약 25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선(先) 개점일인 2월 24일부터 3월 말까지 약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개점 100여일간 누적 매출액 약 2500억원을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5일 개점 100일을 맞는다.

4월 매출이 57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이 역시 목표치를 넘어선 실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케팅 활동이 제한된 상황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더현대서울의 매출은 목표 대비 170%를 상회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연매출 목표를 63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점포 중 연매출 8000억원이 넘은 곳은 9곳으로, 더현대서울이 올해 목표 매출을 달성하면 개장 1년 만에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10위권에 오를 수 있다.

더현대서울은 점포 내에 숲과 인공폭포를 들여놓는 등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로 이목을 끌었다. 전체 면적은 축구장 13개(8만9100㎡) 크기로 서울 백화점 중 규모가 가장 크지만,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면적은 49%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 영업면적(65%)보다 30%가량 작다.

샤넬, 루이비통 등 인기 명품이 입점하지 않았지만, 점포 절반을 휴식·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와 맛집을 대거 유치해 젊은 고객을 끌어 모으며 개점 첫날 매출 90억원을 올렸다. 또 첫 달에만 주중 일평균 4만~5만명, 주말 8만~9만명이 방문했다.

더현대서울 매장 전경. /김은영 기자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매출의 절반은 경기, 충청 등 지방 거주 고객에게서 나왔다. 부산 고객 비중도 3%에 달했다.

더현대서울의 흑자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통상 백화점 신규 점포가 고정 고객을 유치하고 매출 흑자를 내기까지 2~3년이 걸리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초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백신 접종 시작 등으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보복 소비’로 분출되면서 유통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원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만큼 연간 매출 목표도 그 이상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며 “아직 주요 명품 브랜드들의 입점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추후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점포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