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지난해 말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한 김모(27)씨는 최근 내년에 새로 나온다는 청년미래적금에 관심이 생겼다. 언제 목돈이 필요할지 모르는데, 만기만 놓고 봤을 때 청년미래적금(3년)이 청년도약계좌(5년)보다 짧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만기에 청년도약계좌의 수령액이 훨씬 커 갈아타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새 정부마다 등장하는 청년 금융 상품을 두고 비교하는 콘텐츠가 화제다. 2년 전 등장한 청년도약계좌는 올해까지만 가입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만기가 더 짧은 청년미래적금이 나올 예정이다. 이름도 혜택도 비슷하지만 잘 뜯어보면 개인의 연소득과 여건에 따라 더 잘 맞는 상품이 있기 때문에 조건을 꼼꼼히 읽어보고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해 저소득 청년이 저축을 하면 정부가 최대 12%를 매칭 적립해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청년미래적금 사업비로 7446억원을 배정했는데, 내년도 신규 사업 중 국민성장펀드(1조원)를 제외하면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이다.

◇ 연 소득 6000만원 이하 청년 가입 가능한 3년 만기 적금

정부가 내년 6월 출시하려고 하는 청년미래적금은 청년층의 단기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한 정책 상품이다. 월 최대 50만원을 납입할 수 있으며 3년간 납입하면 최대 22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가입 대상은 연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 소득 중위 200% 이하인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이다. 소상공인일 경우 연매출이 3억원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된다.

청년미래적금에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을 위한 우대형 상품이 신설됐다. 중소기업에 입사한 지 6개월 이내인 청년이 가입할 수 있으며 3년간 근속하면 우대형을 받을 수 있다. 즉 정부의 최대 지원 금리인 12%(최대 216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 외 일반형은 납입액의 6%(최대 108만원)를 지원받게 된다.

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는 것을 가정하면 납입 총원금은 1800만원이다. 이때 일반형은 정부 지원금이 108만원이고, 이자를 합쳐 약 208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우대형은 지원금이 두 배인 216만원으로 총 22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중 적금 금리로 환산하면 각각 연 12%, 17% 수준으로 일반 은행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금리다. 특히 이자소득세(15.4%)가 비과세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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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도약계좌, 5년에 월 70만원 넣고 최대 9% 금리

현재 시행 중인 청년도약계좌 또한 비과세 청년 금융 상품이지만 만기와 납입액, 수령액이 다르다. 2023년 6월에 도입된 청년도약계좌는 5년 만기에 월 최대 납입액은 70만원이다. 정부는 가입자의 소득 구간에 따라 매월 2만1000원부터 최대 3만3000원의 기여금을 주고 시중은행 우대 금리를 포함해 최대 5000만원이다.

가입 요건은 청년 미래 적금과 차이가 있다. 만 19~34세 청년인 점은 동일하나, 개인 소득은 종합소득 6300만원, 총급여액 7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비과세 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제외하나, 육아휴직급여 또는 군 장병 급여만 있는 경우에는 가입 요건 소득에 포함된다. 가구 소득은 가구원 수에 따른 기준 중위소득 250% 이하에 해당해야 하며, 직전 3개년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미래적금보다 만기가 더 길고 적금 금액도 크지만, 납입하지 못했다고 해서 계좌가 중지되는 것이 아니다. 납입하지 못한 달에 대해서만 정부 기여금을 못 받고, 다시 납입하면 기여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청년도약계좌를 2년 이상, 800만원 이상 납입하면 KCB와 NICE 기준 개인 신용평가 점수 가점을 최소 5점에서 10점까지 부여해 신용도 개선도 가능하다.

◇ 금리만 보면 미래적금이 낫지만 가입 조건 까다로워

금리만 보면 3년 만기에 10%대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청년미래적금이 더 매력적이다. 매월 기여금과 기본 금리를 환산하면 청년도약계좌는 연 9% 금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청년미래적금은 일반형 12%, 우대형의 경우 17%까지 금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청년도약계좌의 납입액과 만기가 훨씬 길기 때문에 총 수령액은 청년도약계좌(약 5000만원 수준)가 두 배 이상 크다.

또한 청년미래적금의 가입 대상은 연 6000만원 이하인 청년이기 때문에 연 소득이 6000만원을 초과한다면 올해 12월까지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는 편이 낫다. 청년미래적금의 최고 금리인 17%를 받으려면 중소기업 입사 6개월 내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 금리를 받기도 까다롭다.

그러나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목돈이 묶인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청년도약계좌를 2년 이상 유지한 경우 납입 원금의 40% 이내에서 부분 인출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정리하자면, 크게 오래 모으려면 청년도약계좌가, 짧게 빠르게 모으려면 청년미래적금이 유리한 선택이다.

두 상품 간 연계 방안도 나올 예정이다. 기존 청년도약계좌 가입자에게 상품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청년도약계좌와 청년미래적금에 대해 갈아타기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