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을 운영하는 A씨는 예기치 못한 사고에 배상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과수원에서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이 울타리를 뛰어넘어 자전거를 타던 동호회 회원 중 한 명의 종아리를 무는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B씨는 학교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녀가 장난을 치다 친구의 치아를 부러뜨렸다는 소식이었다. B씨는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한파가 이어지던 날 C씨는 관리실로부터 아랫집 천장에 물이 고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확인해 보니 C씨 집 수도관이 얼면서 터진 것이다. C씨는 어쩔 수 없이 아래층에 보상을 해야 했다.
살다 보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고가 발생한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법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이 판매되고 있다. 보험은 아파서 발생한 병원비를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법적 책임까지 대비한 상품도 많다.
그렇다면 A씨 등 3명 중 일배책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정답은 3명 전부다. 일배책의 보상 범위는 ‘주택(아파트)’과 ‘개인’ 두 가지다. C씨처럼 자신이 소유·사용·관리 중인 집 때문에 타인에게 누수와 같은 손해를 입힌 경우에도 보상받을 수 있다.
개인은 사람이 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보상하는 개념이다. B씨처럼 미성년 자녀는 물론 법적 배우자도 보상 범위에 포함된다. 특히 A씨와 같이 점유 중인 반려동물이 낸 사고까지 보상된다. 최대 보상한도는 1억원이다.
일배책은 월 보험료가 1000원 안팎이라 가성비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단일 상품으로 판매되지 않고, 종합보험 등에서 특약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면서 일배책 특약을 추가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에 가입할 생각이라면, 일배책 특약까지 함께 챙길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험금 지급 절차는 사고를 접수하면서 시작된다.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면 손해사정사가 현장을 방문해 피해현황을 확인, 손해액을 산정해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법적 책임여부와 과실 비율 등을 보험사가 산정하기 때문에 고민을 덜 수 있다.
반면 피해자 입장에선 일배책에 가입한 상대방 보험사가 보험금을 덜 주기 위해 손해를 줄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보험사와 관련 없는, 독립된 손해사정사를 선임해 도움을 받으면 된다. 보험사가 현장조사를 하겠다고 안내를 받으면 독립 손해사정사를 무료로 선임할 수 있다. (본보 2024년 9월 7일 자 <[실손 대백과] 보험 분쟁 해결 무료 손해사정사 확 바뀌었다>)
손해사정사 무료선임 서비스 ‘올받음’을 운영하는 어슈런스의 염선무 대표는 “일배책은 특약 형태로만 가입할 수 있어 가입해 놓고도 모를 수 있다”라며 “가입한 보험증권을 통해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올받음은
손해사정사와 상담·업무의뢰를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어슈런스가 운영하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사정사 선임권’ 서비스를 운영하며 실손보험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