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직장인 A(43)씨는 매달 16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다. 암 진단을 받으면 5000만원, 뇌·심장질환 발생 시 3000만원을 받는 상품이다. 다른 질병·상해로 인한 수술도 보상 받을 수 있다. A씨는 저렴한 보험료를 내면서, 언젠가 닥칠 수 있는 질병과 막대한 치료비 부담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A씨는 최근 이 상품이 ‘20년 갱신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입을 후회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20년 뒤에는 보험료가 2배 이상 인상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갱신형은 일정 기간(A씨의 경우 20년)마다 보험료가 변동되는 상품이다. 최종 만기(100세)까지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A씨는 보험료가 계속 오르면 소득이 줄어드는 노년(老年)에는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상품에 다시 가입하기로 했다.

인터넷이나 TV 홈쇼핑 등에서는 ‘10년 동안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상품’이라고 홍보하는 보험이 많다. 많은 소비자들은 10년 뒤에는 보험료가 대폭 인상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씨처럼 갱신형 상품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수입이 줄어드는 노년에 인상된 보험료를 낼 만한 경제적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미리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갱신형은 보장 기간 내내 보험료 납부… 나이 들수록 부담도 늘어

갱신형은 일정 기간마다 보험료가 계단식으로 인상되고 보장 기간 내내 보험료를 내야 하는 전기납 형태가 일반적이다. 당장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가입하지만, 노년에는 소득이 줄어 보험료를 내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납부해야 할 보험료도 오르게 된다.

젊었을 때 열심히 보험료를 내도 정작 보험이 필요한 나이가 되면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면 비갱신형은 보험료 변동이 없다. 갱신형과 비교해 초기 보험료가 비싸다는 게 단점이지만, 계약 시 정해진 기간까지만 보험료를 내면 된다. 소득이 많은 30~40대에 보험료를 부담하고 노년(납입기간 이후)부터는 추가 비용 없이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전문가들도 비갱신형이 대다수 고객에게 적합한 보험료 납입 형태라고 판단한다. 보험 플랫폼 보닥의 강인혜 매니저는 “40~50대의 경우 노후 자금이 부족해 보험으로 의료비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많다”면서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첫 가입부터 만기 시까지 동일한 보험료를 내고 노후를 보장 받는 비갱신형이 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 이미 갱신형 상품에 가입했다면

현재 갱신형 상품에 가입돼 있다면 미래에도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따져봐야 한다. 나이가 젊다면 보험료 부담 능력과 보장 내용 등을 검토한 후 과감하게 상품을 갈아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30대가 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료 갱신 주기를 1~20년으로 설계할 경우 계약 유지가 힘들 수 있다. 40대가 넘어가면 보험료가 가파르게 인상되고, 50대가 되면 보험료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생 보험료를 내야 하는 상품인 만큼 미래 노후자금 지출 계획도 고려해야 한다.

60세 미만인 경우 갱신형을 해지하고 무·저해지 상품 중 비갱신형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무·저해지는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을 주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보험을 중도 해지할 계획이 없거나, 보험료 납입 기간을 지킬 자신이 있다면 기존 비갱신형 상품보다 유리하다.

반면 60세 이상 노년층이라면 갱신형이라도 해지하지 않는 게 좋다. 노년층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과거 보험금을 받은 이력이 많기 때문에 보험 가입 시 일부 담보에 대한 가입이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로 보험금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보험 가입 시 당뇨와 관련된 보장은 제외된 상품에만 가입하는 것이다. 보험료가 저렴해도 보장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추천하지 않는다.

☞보닥은

마이데이터와 AI 기술에 기반한 ‘인슈어테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누적 다운로드 130만명과 누적 중개액 5000억원을 돌파한 보험 플랫폼이다. 보험 분석과 진단 후 결과에 대해 보닥플래너와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손해사정사와의 비대면 상담과 건강검진을 바탕으로 한 영양소 추천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