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산 원유를 실은 한국 국적 유조선이 이란 측의 승인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고 정부가 밝혔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묶여 있던 한국 선박이 통항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0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지금 이 순간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인 한국 국적 선박은 HMM 소속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이란 당국이 승인한 항로를 따라 이란 라라크섬 남쪽 수역을 지나고 있다. 해당 선박에는 SK이노베이션이 구입한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배럴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해당 선박은 6월 10일을 전후해 울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행 정보 플랫폼 마린트래픽에는 유니버설 위너호의 울산항 입항 예정 시각이 6월 8일 오후 3시로 표시돼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측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8일 밤 우리 선박 1척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 정부는 이를 선사에 전달했고, HMM은 내부 검토를 거쳐 통항을 결정했다.
유니버설 위너호는 19일 새벽 카타르 인근 해역에서 운항을 시작했으며, 이란이 제시한 항로를 따라 이날 중 오만만을 통과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통항 과정에서 이란 측이 공개적으로 요구해온 통항료나 안전 운항 수수료는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해당 선박이 이란 항구 인근에서 머물거나 작업한 선박이 아니어서 미국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요 사안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버설 위너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면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은 26척에서 25척으로 줄어든다. 다만 다른 한국 선박의 추가 통항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