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한정판 가방 수리를 맡긴 고객에게 "파리 본사에서 수리한다"고 안내한 뒤 실제로는 국내 수선업체에 위탁 수리를 맡긴 사실이 드러나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해당 고객은 디올코리아 대표와 매장 관계자, 수선업체 관계자 등을 경찰에 고소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신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평정은 고객 A씨의 의뢰를 받아 재물손괴 및 사기 등 혐의로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대표, 서울 강남의 백화점 디올 매장 관계자, 국내 수선업체 관계자 등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디올 매장 측이 지난해 12월 A씨로부터 한정판 명품 가방 수리 요청을 받은 뒤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수리해 주겠다고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국내 수선업체에 위탁 수리를 맡겨 고객을 기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선업체 관계자에 대해서는 수리 과정에서 가방 외부 장식물인 비즈를 고객 동의 없이 옮겨 붙이는 등 임의로 수리해 제품을 훼손한 혐의가 적용됐다.

일러스트=챗GPT

A씨는 2016년 국내에 단 한 점만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이 가방을 약 700만원에 구매해 사용해 왔다. 비즈 2~3개가 떨어지자 디올 매장에 수리를 맡겼지만, 수리가 수개월이 아닌 1년 넘게 지연되자 지난 2월 매장 측에 경위를 물었다. 매장 측은 이튿날 수리가 끝났다며 가방을 돌려줬다.

하지만 A씨는 한 달여 뒤인 지난 3월 국내 수선업체의 SNS에 자신의 가방 수리 과정이 담긴 영상이 올라온 것을 우연히 보고 문제를 제기했다. 확인 결과 파리 본사에서 수리한 것으로 안내받았던 가방이 실제로는 국내 사설업체에서 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A씨 측은 경찰 수사를 통해 수리 기간 1년 2개월 동안 가방이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관·수리됐는지 확인하고 추가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추가 고소도 검토할 방침이다.

평정은 별도로 디올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디올의 애프터서비스(A/S) 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수리를 요청하면 전문가 검수를 거쳐 결함 여부와 보증 범위, 수리 가능 여부, 예상 비용과 기간 등을 안내한 뒤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A씨 측은 디올 매장 관계자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자체 판단으로 "파리 본사에서 수리한다"고 안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표시광고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디올 측에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법무법인 평정 측은 "경찰 고소와 공정위 신고 외에도 디올 프랑스 본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사건 경위를 알리는 등 후속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