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은 이른바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극단적 사교육 확산을 심각한 아동 인권 문제라고 4일 평가했다.
안 위원장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성명을 통해 "과도한 선행 학습이 아동의 놀이·휴식·자기표현의 시간을 박탈하고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학업 능력은 36개국 가운데 4위로 높은 반면 웰빙 지수는 27위로 주요 국가보다 낮았다. 특히 아동의 정신적 건강은 34위로 최하위권이었고, 육체적 건강도 28위에 머물렀다.
학대로 사망한 아동도 연평균 40여명에 이르고 있다. 안 위원장은 "최근 잇따른 아동 학대 의심 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사후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위험 신호 조기 포착과 공적 개입 강화, 아동의 안전을 담보할 쉼터 등 인프라 확충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또 "학교가 아동의 인권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육 활동을 대립적 관계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인권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될 때 아동의 인권도 최대한 보장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안 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해법은 처벌 강화가 아니라, 범죄 배경의 조기 발견과 통합 지원, 교육적 개입과 회복적 사법을 통해 이들이 다시 공동체 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돕는 사회적 지원 체계의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며 "더 이른 처벌이 아니라 더 두터운 회복의 기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아동을 둘러싼 정책과 제도는 경쟁과 통제, 처벌이 아니라 권리와 존중, 보호와 회복의 원리에 기초해야 한다"며 "인권위도 모든 아동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맡은 책무를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