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학생회가 학교 캠퍼스를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전남·광주 통합 특별자치단체(가칭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해 '껍데기 이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예종 총학은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예종 석관동 캠퍼스에서 '한예종 광주 이전 법안 발의 학생사회 반발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과 교수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윤소현 한예종 부총학생회장은 "이번 (캠퍼스) 이전 법안은 한예종을 전남광주로 옮기겠다는 내용뿐, 어떤 추가 지원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장기적 청사진 없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밀어붙이는 이전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껍데기 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정준호(광주 북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한예종을 전남광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불거졌다.
방세희 한예종 총학생회장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K-콘텐츠 열풍 속 예술계 인력 처우 개선에 힘쓰지는 못할망정 의회가 대한민국 유일한 국립예술대학을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종 총학은 전문 예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문화·예술 생태계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발레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예술의 전당 등이 수도권에 있는 상황에서 한예종만 전남광주로 옮겨가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윤 부총학생회장은 "서초동엔 음악원에 필수적인 악기사나 레슨실 등 장소 기반이, 대학로 극장가엔 연극원 학생이 동시대 연극을 경험할 기반이 있다"며 "미술원 학생은 시내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 기획전을 접하며 학습과 작업을 이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예술 생태계와 학생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와 학교도 이전에 반대했다. 전규창 한예종 방송연극과 교수는 이날 "총학생회 등 학생 사회를 비롯해, 교수진, 학교 전체가 이번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예종도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전 논의는 대한민국 예술 교육의 경쟁력을 약화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