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 /뉴스1

토스뱅크가 일본 엔화 환율 오류 사태 당시 이뤄진 환전 거래를 취소하고 환전액을 회수하기로 하자 이용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은행 시스템 오류로 체결된 거래까지 사후에 취소하거나 차익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토스뱅크의 환수 방침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토스뱅크가 엔화 환율을 잘못 설정한 것은 맞지만 거래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는데, 이를 나중에 취소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한 토스뱅크 이용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은행 실수로 발생한 일인데 공지 하나 내고 돈을 회수해 가는 것이 맞느냐"고 썼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토스뱅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지난 10일 오후 7시 29분쯤 일본 엔화 환율이 100엔당 약 472원으로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실제 환율인 약 934원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환율 표기는 약 7분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이 사이 약 4만명이 총 280억원 규모의 엔화 환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류로 토스뱅크가 1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전날 '엔화 환율 표기 오류에 따른 거래 정정(취소) 예정 안내' 공지를 통해 잘못 표시된 환율로 이뤄진 거래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이 보유한 해당 엔화를 회수하고, 엔화를 사는 데 사용된 원화는 환불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환전한 엔화를 카드 결제나 송금, 출금 등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외화 통장과 토스뱅크 원화 통장 순으로 잔액에서 출금해 정산할 방침이다.

이용자 반발은 특히 '자동 환전' 기능과 맞물려 있다. 자동 환전은 이용자가 설정한 환율 조건에 맞으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환전을 실행하는 서비스다. 환율 알림 서비스를 신청한 일부 이용자에게는 '엔화 환율이 최근 3개월 중 가장 낮다'는 안내 메시지도 전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용자는 SNS에 "이럴 거면 자동 환전 기능을 왜 운영했느냐"며 "은행 오류로 체결된 거래를 나중에 회수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고객은 고시된 환율대로 환전했을 뿐인데 사후에 회수하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자동 환전 조건을 더 엄격히 설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지난 10일 토스뱅크에서 엔화 환율 오류가 발생한 직후 계좌에서 돈을 빼 다른 계좌로 옮겼다는 내용의 글이 SNS에 올라왔다. /X(엑스) 캡처

일부 이용자는 이미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잔액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토스뱅크가 고객 계좌에서 직접 환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잔액이 부족한 이용자에게는 자발적인 반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알림이나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반환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환수율에 따라 이후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 계열 서비스에서 환율 오류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9월 토스증권 환전 서비스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약 25분간 실제보다 낮게 표시되는 오류가 있었다. 당시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기던 상황에서 약 1290원대로 표시되면서 일부 이용자가 환차익을 얻었지만, 토스증권은 별도의 환수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