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국회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통과율이 각각 100%,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회와 정부 출신 공직자 47명이 쿠팡 및 계열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 심사 438건을 모두 승인했다. 이 가운데 16명이 쿠팡 및 계열사로 옮긴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심사 대상 5226건 가운데 약 90%에 해당하는 4727건을 승인했다. 쿠팡 취업 심사를 받은 30명 중 29명이 심사를 통과했다. 다만 1명은 취업 제한 처분을 받기 전 이미 2025년 11월에 쿠팡에 임의 취업한 사실이 발각됐다고 한다. 임의 취업 인원을 포함하면 정부 출신 공직자 31명이 쿠팡 취업에 성공했다.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업무 관련성이 있는 사기업이나 기관 등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심사에서는 대부분 취업이 승인되면서 제도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경실련은 평가했다.
경실련은 이를 근거로 쿠팡이 전·현직 공직자를 대거 영입해 이른바 '관피아 카르텔'을 구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추정한 전관 규모는 최대 72명 수준이다. 경실련은 이들 전관이 ▲입법 로비군 ▲사법·수사 방어군 ▲행정·규제 대응군 ▲정무·여론 대응군 등으로 나뉘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관별로는 경찰청 출신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청 출신이 각 3명이었다. 경실련은 "주요 언론사 데스크 출신들을 동원해 비판 여론 통제와 대정부 외압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경실련은 이날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의 법령 위반 및 직무유기 여부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청구한 감사 사항은 총 3건으로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 기능 형식화 및 직무유기 ▲퇴직 후 '불법 로비 및 방어' 활동에 대한 관리 감독 부재 ▲'관피아 카르텔' 확산을 방치한 행정적 태만 등이다.
경실련은 또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요 관련자들을 선별해 고발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은 기업분석 연구기관 조사를 인용해 지난 4년간 쿠팡의 퇴직 공직자 채용 규모가 국내 7번째 불과하고, 주요 대기업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고용 규모가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2번째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취지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직원 직급 부풀리기와 쿠팡 퇴사 후 공직 이동까지 전관 카르텔로 엮는 등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며 "쿠팡 한 기업의 전현직 채용 규모만을 내세운 차별적 발표와 감사 청구가 유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