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판교봇들저류지 공원에서 바라본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윤희훈 기자

성남시가 이르면 다음 주 청년 근로자 주거시설 건립을 위해 추진해 온 '판교 봇들저류지 복합개발사업'의 향방을 결정한다. 주민 반발이 거센 가운데,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 주 중 임종철 부시장 주재로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봇들저류지 개발사업의 계속 추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제기된 반대 의견을 반영해 이달 안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시정조정위원회는 시의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라며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철회하려면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달 26일 분당구 삼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삼평동·백현동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참석자 80명 가운데 79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찬성은 1명뿐이었다"며 "교통 체증 심화와 주거 환경 악화를 이유로 저류지를 현 상태로 유지해 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설명회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제기된 우려를 면밀히 검토해 주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시정조정위원회를 조속히 열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가 사실상 사업 철회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에서는 백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평동을 지역구로 둔 박종각 성남시의원은 "봇들저류지는 판교신도시 개발 당시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에 따라 기존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저류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체육공원으로 조성된 공간"이라며 "주민들이 현 상태의 유지를 바라는 만큼 청년주택은 보다 적합한 부지에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봇들저류지를 재정비해 주민들에게 더욱 쾌적한 휴식 환경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봇들저류지 복합개발사업은 분당구 삼평동 667 일대에 공공분양주택 342세대와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304세대 등 총 646세대를 공급하고, 공공도서관과 창업센터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판교테크노밸리 근로자를 위한 직주근접 주택 공급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이 사업은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의 '2024년 하반기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포함해 290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성남시는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8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저류지 축소로 방재 기능이 약화돼 홍수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녹지 감소에 따른 생태 환경 훼손, 대규모 건축물로 인한 도시 경관 저해, 교통난 심화 우려도 제기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았다는 절차적 문제 역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