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가 20년 만에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며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11일 주장했다.
버스 준공영제는 버스 운영을 민간(버스 업체)에 맡기되, 노선 계획 및 관리는 지자체가 하고 운행 적자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제도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2004년부터 2022년까지 18년간 총 재정 지원금이 6조3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재정 지원금 규모가 매년 2000억~3000억원에서 2021년 4561억원, 2023년 8915억원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경실련은 그 원인으로 운송 수입과 관계없이 표준운송원가로 운영비를 전액 보전하는 구조에 있다고 평가했다. 버스 회사가 비용 절감에 나설 유인이 약하다는 뜻이다.
경실련은 사모펀드가 준공영제 버스 회사를 인수한 뒤 배당을 늘리거나, 내부 유보 상태로 두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배당 규모는 2015년 222억원에서 2023년 58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배당 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56.98%로 같은 기간 국내 기업 평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미처분이익잉여금 역시 2015년 2821억원에서 2023년 522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경실련은 "재정 지원이 2019년 이후 3배 이상 늘었는데도 버스 회사의 이윤과 배당은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이 핵심 문제"라며 "결국 보조금과 버스 요금 인상이 서비스 개선보다 배당·내부 유보로 흘렀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경실련은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운송원가를 외부 평가와 회계 감사로 검증하고 예산 수립·집행·결산을 모두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또 ▲노선 조정권과 차량 일부 공영화를 검토하고 총액 입찰제나 운행 거리(㎞)당 원가 정산을 도입할 것 ▲대당 기준을 ㎞당 표준 원가로 전환하고 버스정보시스템(BIS)과 연계해 노선별 비용·수입을 실시간 공개할 것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별도의 버스법을 제정해 권한 체계를 명료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