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사이버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도박장에서는 7개월 간 5조원이 넘는 돈이 오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6일 범죄단체조직과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총책 A씨 등 14명을 검거하고 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찰에 따르면 총책 A씨는 2020년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구속돼 수감 생활 중 범행을 계획했다. 출소한 뒤 도박 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를 모집했고, 사이트를 제작하기 위해 서버 임대 업체로 위장해 사무실을 마련했다.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박 사이트 266개를 제작해 하부 운영 총책들에게 분양했다. 관리비 명목으로 월 300만원을 받았고, 카지노 게임 머니인 '알'을 판매하면서 운영했다.
A씨 일당은 범죄 수익을 늘리려 작년 9월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벤더사'를 차렸다. 게임사에서 카지노 영상과 게임 머니를 직접 공급받을 수 있는 유통 사이트이다. 불법 사이버 도박장 운영 구조 중 가장 위에 벤더사가 있다.
이렇게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A씨 일당이 제작한 불법 사이버 도박장에서 베팅된 금액은 5조3000억원이다. 경찰은 국내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범죄를 시작한 시기는 2021년 11월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범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도박장을 운영하는 일당이나 도박 사이트 개발자가 검거된 사례는 있지만, 벤더사가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계좌 205개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분석해 베팅 규모를 파악하고 총책 등 조직원을 검거했다. 해외로 도주한 조직원 2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경찰은 도주한 공동 총책 B씨가 무인 물품 보관소에 숨겨둔 현금 2억7840만원 등 간부급 조직원 5명으로부터 범죄 수익금 총 4억8000만원을 압수했다. 범죄 수익금 총 33억4천650만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