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영등포경찰서장과 전직 수사과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진숙 전 방통송신위원장이 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위원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법원 명령으로 석방됐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전 위원장은 조원철 법제처장이 경찰이 자신에 대해 적용한 혐의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서울남부지검 민원실에 고발을 제출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경찰이) 저를 여러 차례 불렀는데, 소환을 할 때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상당수는 엉터리로 생각되는 소환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선거법 위반이) 공소시효가 6개월이라 빨리 소환해야 한다고 했는데,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것은 공소시효가 10년"이라면서 "한다는 이야기가 조사를 해봐야 공소시효가 6개월인지 10년인지 알 수 있다는 게 무슨 말이냐"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방통위원장 재임 중 보수 성향 유튜브 등에 출연해 "가짜 좌파들과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등의 발언을 했다. 경찰은 이 같은 발언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거나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경찰이 자신에 대해 적용한 기준을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처장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 12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라고 답변했다. 지난 3일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과 한 번 만난 적도 없고 뇌물을 받은 적도 없는데 수백억 원의 뇌물이나 지분을 받기로 했다는 주장 자체가 너무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작년 9월에 한 발언을 (올해 6월 대선과 관련한 것으로 보아)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면, 올해 10월에 한 (조 처장의) 발언도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한 것으로) 걸어야 한다"며 "법이 친(親) 이재명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이진숙에게 차별 적용되어야 하느냐"고 했다.

또 "조 처장은 공무원이면서 유튜브에 나갔다"며 "민주당은 빨리 조 처장을 같은 혐의로 고발하고, 경찰은 얼른 소환해 만약 불출석하면 체포하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고발 대상에 '성명 불상의 공범'도 포함했다. 이번 수사를 보고받고 지휘한 서울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 이 전 위원장 측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 3일 박정보 서울청장은 경찰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 전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그건 그분 생각"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