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정자원관리원장은 '국정자원 화재' 사고와 관련해 "복기해 보면, 배터리를 옮기는 작업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나 인식상으로 취약했던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자원 배터리실 화재 매뉴얼은 있지만, 배터리를 이설할 때 지켜야 할 매뉴얼은 없었다"는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고 의원은 "'배터리 30% 이하로 방전시킨 뒤 작업을 하고, 절연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시방서(공사 작업시 지켜야 할 수칙)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통상 배터리 이전 작업 시 배터리 충전율을 30%까지 낮춰야 하지만, 화재 당시 배터리 충전율이 80%에 육박했다는 사실이 최근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고 의원은 또 배터리 이설업체로 선정된 일성계전의 경우 대부분 자격 취득이 1년이 안 된 초급기술자 위주로 돼 업계 경험이 별로 없고, 국가계약법상 경험 있는 업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경쟁입찰을 할 수가 있지만 국정자원은 일반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업체의 선정, 계약의 조건, 입찰의 방법 등 면에서 배터리 이설공사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작업자들이 개별 배터리 전원 차단 등 사전 작업 조치를 했는지를 확인했느냐"는 고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 이 원장은 "멀리서 보여서 메인 전원을 내린 뒤 랙 차단기(부속 전원)별로 내렸는지 여부는 식별이 어려웠다"고 답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전 국감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자원 화재 대응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자원 화재 사고(9월 26일) 다음 날인 9월 27일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며 "대통령실 비상대책회의는 28일 오전 10시 50분이 돼서야 열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오전 6시 30분쯤 초진이 되면서 완전 진화가 되는 데 집중했다"며 "진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당일에는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9월 28일 오후 5시 30분에야 예능 촬영을 마치고 와서 중대본 회의를 했는데, 당시에도 참석자 전언에 따르면 '대통령이 너무 기초적인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대통령이 밤새 전화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진압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고 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이던 시절 "세월호 사고 당시 '대통령이 어디 있었냐'고 힐난했다" "지자체 행정 전산망 장애 사태 당시 '행안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얘기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이번 사태가 세월호 사고와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야당의 이런 지적에 여당은 "본질을 흐린다"고 맞섰다. 함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안전관리기본법이나 위기 관리 지침에 따라 행동했는지에 따라 비판해야지, 예능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며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 내각은 지침을 지켜 적극적으로 대응을 지시했다. 지금은 정쟁이 아니라, 복구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