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발생 이후 공무원들이 첫 출근한 29일 곳곳에서 업무가 먹통이 됐다. 각종 전산 시스템이 마비된 탓이다.
◇ 모바일 공무원증 인식 안돼… 출입문 통과부터 어려움 겪어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선 한 공무원이 출입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휴대폰에 내장된 '모바일 공무원증'을 찍고 문을 통과할 생각이었지만, 공무원증 애플리케이션(앱)이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 공무원은 이날 평소 들고다니지 않던 실물 공무원증을 챙겨와 문을 통과했지만, 미처 준비를 못한 일부 공무원은 출근부터 쉽지 않았다.
◇ 업무용 이메일·원격업무 시스템도 사용 못해 … "국감 준비 어쩌나"
공무원들이 업무에 사용하는 '공직자통합메일' 로그인도 막혔다. 공무원들은 공직 메일을 통해서만 업무 관련 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다. 지난 주말 동안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했다. 한 정부부처 공무원 A씨는 "국제 업무를 하는 부처는 주말에도 외국 기관과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메일이 먹통 돼 비상이었다"고 했다.
공직 메일은 이날 오전 일부 복구됐다. 모바일 공무원증이 아닌 GPKI(공직인증서) 등으로 로그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상당수 공무원은 인증서를 발급받지 않아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사용이 어렵다고 전했다.
집이나 출장지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GVPN'(정부원격근무서비스)과 '국회 의정자료전자유통시스템'도 먹통이다. 장기간 복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0월 국정감사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와 부처·산하기관은 국회 시스템을 통해 수천건의 국감 자료 요청과 답변을 주고받는다.
공무원 B씨는 "추석 연휴 GVPN을 활용해 국감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 연휴에 모두 회사에 나와 국감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밀려온다"고 했다. 2025 국회 국정감사는 다음 달 13~30일 예정돼 있다. 그 직전 주인 10월 5~9일은 추석 연휴다.
◇ 공문 작성·등록 시스템도 멈춰, 종이에 손으로 써서 파일철에 넣고
공문 작성과 등록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정부부처 모든 공무원이 문서 작성, 결재 등 업무를 보는 '온나라시스템'이 먹통이 된 탓이다. 중요한 공문은 수기로 작성해 별도 파일철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문 전달은 급한 대로 팩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카카오톡 등 대체 시스템도 최대한 활용 중"이라고 했다.
현재 사용이 불가능한 공무원 업무 시스템은 ▲온나라(전자결재) ▲온톡 ▲G-드라이브 ▲모바일공무원증 ▲GVPN(정부원격근무서비스) ▲정부청사관리 홈페이지(방문자 승인 등) ▲나라장터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등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모든 공무원에게 업무 대응 지침을 내렸다"며 "업무 연속성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