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창문이 화재로 깨져 있다./연합뉴스

국가 주요 정보시스템이 집결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의 발화 지점이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로 지목됐다. 해당 배터리는 지난 6월 정기점검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사고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경 국정자원 대전 본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전산 시스템 보호를 위해 서버와 UPS 리튬이온 배터리를 분리해 지하로 옮기는 과정에서, 배터리 한 개가 폭발하며 불길이 번졌다.

문제가 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12~2013년 사이 공급한 제품으로, UPS 제조사가 해당 배터리를 이용해 장비를 제작한 후 국정자원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해당 전산실 내 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정기 점검을 했으며, 당시에도 특이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자원은 정부24, 우체국,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등 주요 행정 시스템 6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폭발이 배터리 자체 결함보다는 전원 차단 과정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UPS 장비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교류 전원이 아닌 직류 전원을 사용한다. 이런 특성상 전원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선이나 케이블을 분리하면 전압이 순간적으로 급상승해 절연이 파괴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파크나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전문가는 "UPS 배터리를 이동하거나 분리할 때는 반드시 전원을 완전히 끈 상태에서 작업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잔류 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분리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방청은 화재 현장이 정리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과 함께 공동 조사를 진행해 화재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