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계엄군 280여명이 국회 경내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는 군경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사무처는 국회 청사에 위법하게 난입한 국방부와 군인, 국회경비대를 포함한 경찰들의 국회 청사 출입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의 신변 보호와 국회 기능 확보를 위한 긴급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김 사무총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경찰은 오후 10시50분부터 국회 외곽 출입문을 폐쇄하고 국회 직원 출입을 막았다. 국방부는 오후 11시 48분부터 4일 오전 1시 18분까지 헬기로 24차례에 걸쳐 무장한 계엄군 230여 명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
김 사무총장은 "무장한 계엄군은 국회의사당 정현관과 후면 안내실을 통해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고, 0시 24분 국회의사당 2층 사무실 유리를 깨고 물리력을 행사하여 의사당 안으로 난입했다"고 설명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시1분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우원식 의장은 이후 계엄군 철수를 강력 요구했다. 계엄군은 오전 1시 11분 철수를 시작해 2시 3분 국회 경내에서 전원 철수했다.
우 의장은 3일 오후 11시쯤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모든 국회의원은 지금 즉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달라"고 공지했다. 계엄 해제를 요구하기 위한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 찬성'을 위해선 최소 150명의 국회의원이 시급하게 본회의장에 모여야 했다. 비슷한 시각 국회에 진입하려는 의원·보좌진은 국회 출입문을 봉쇄한 경찰과 대치했다. 여야 의원은 담을 넘어 본청에 진입했다.
계엄군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로 이어지는 정문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의원·보좌진과 대치했고, 우회로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등 사무실 유리창을 깨고 진입에 성공했다. 보좌진들은 통로에 집기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소화기를 뿌리며 본회의장에 진입하려는 군인들을 막았다.
김 사무총장은 "(정부는) 계엄 선포 후 불법적으로 국회를 폐쇄했고,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회에 모이고자 하는 국회의원의 출입을 위법적으로 막은 것도 모자라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의사당을 짓밟은 행위는 국민 가슴에 큰 상처를 줬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계엄선포로 인해 발생한 물리적 피해와 손실을 철저히 파악해 위법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