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견인차가 지난 1일 저녁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를 낸 차량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청 앞 역주행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일 오후 9시 26분쯤이다. 직장인 김모(53)씨와 박모(36)씨는 사고가 일어나고 30분쯤 뒤에 현장을 지나갔다. 두 사람은 “조금만 일찍 약속을 마치고 일어났다면 우리도 큰 일을 당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씨는 다음 날인 2일 오전 8시쯤 지방에 살고 있는 누나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어젯 밤 서울에서 너가 다니는 직장 근처에서 큰 사고 났다고 해서 걱정돼서 연락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누나와 10분 넘게 전화 통화를 하면서 “오늘 비도 많이 오는데 우리 모두 조심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들처럼 ‘날벼락 교통사고’을 접하고 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 장모(27)씨는 이날 아침 출근길에 사방을 살폈다고 했다. 그는 “횡단보도에서 녹색 불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능하면 차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했다. 어젯 밤 사고가 났을 때도 차도에 가까이 있던 분들이 피할 기회가 없이 변을 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또 장씨는 “횡단보도에 녹색 불이 들어온 뒤에도 바로 건너지 않고 좌우를 천천히 살핀 뒤에 건넜다”면서 “점심 시간 전후로 비가 쏟아지면서 더 조심하게 됐다”고 했다.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이모(51)씨도 “기말고사를 보는 딸이 학원에서 공부를 더 하고 온다고 했는데 그러지 말고 바로 집으로 오라고 했다”고 했다. 학원에 가려면 큰 길을 몇 번 건너야 하는데 혹시라도 빗길에 미끄러지는 차량에 사고를 당할까봐 걱정이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