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레나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도봉구 창동에서 K팝 전문 공연장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착공식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2015년 사업 계획 발표 이후 9년 만이다.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은 도봉구 창동역 인근 약 5만㎡ 부지에 연면적 11만9097㎡,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지어진다. 서울아레나는 최대 2만8000명까지 동시 수용할 수 있다. 1만8000석 규모의 K팝 전문 공연장, 최대 7000명이 들어설 수 있는 중형 공연장, 영화관, 상업 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 3120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27년 3월 준공이 목표다.

◇K팝 공연 개최하고 지역 경제 성장 도모

K팝이 세계에서 인기를 끌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이를 즐길 수 있는 공연장은 부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K팝 가수들은 국내 공연 때 공연장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해외 팝가수들 내한도 빈번하게 무산됐다”며 “서울아레나를 초대형 공연 세트 설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아레나가 문을 열면 연간 25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동 일대는 기존 지하철 외에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들어서, K팝 팬들이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아레나를 통해 동북권 지역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게 시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아레나는 한류 관광의 메카이자 강북 전성 시대를 이끄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22년 카카오와 서울아레나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그해 6월 민간 투자 사업 시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서울아레나를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예정된 착공식은 카카오와 서울아레나 요청으로 연기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도봉구 K-POP 전문공연장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공사현장에서 열린 착공식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착공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지자체, 앞다퉈 공연 시장 뛰어든다

다른 지자체들도 K팝 공연장 조성에 뛰어들고 있다. 경기 하남시는 미사동 일대에 K팝 공연장, 대형 영화 촬영장, 마블시티 등을 모은 ‘K스타월드’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남시는 이를 통해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고 연간 관광객 300만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서는 글로벌 리조트 기업 모히건이 지난 3월 인스파이어 리조트를 공식 개장했다. 최대 1만5000석 규모의 실내 공연장이 부대 시설로 들어섰다. 최첨단 음향 설비, 무대 시설을 갖춰 K팝과 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을 소화할 수 있다.

인천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 /뉴스1

경기도는 고양시에서 K콘텐츠 특화 복합 문화 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에 있는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K콘텐츠 산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2016년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을 맺고 고양시에 K팝 공연장, 스튜디오, 관광 단지 등을 조성하는 K컬처밸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K팝 공연장 등은 2020년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 계획이 수차례 변동됐고 CJ라이브시티는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해 4월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경기도는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K컬처밸리 대신 K콘텐츠 특화 복합 문화 단지 사업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전날 경기도청 기자회견에서 “한류 열풍 확산을 위해 추진한 K컬처밸리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현행 사업 시행자(CJ라이브시티)와 사업 협약을 해제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