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구하 대구 중구청장이 소속 공무원들의 ‘갑질’ 행위에 대해 “남자들끼리 술 마시다 보면 자존심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한 한 치킨집 사장은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치킨집 구정 직원 갑질 그 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류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A씨와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 직원들 말도 일리가 있다”며 갑질 의혹을 받는 직원들을 감쌌다고 한다. 류 구청장은 “술을 먹는 입장에서 바닥에 맥주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0원짜리 휴지통만 하나 있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장님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며 “연세 드신 분이 하는 가게는 ‘술을 못 마셔 버리는구나’ 하며 넘어갈 일”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구청장은 갑질 피해 이후 장사를 그만두려 한다는 A씨 말에 “아무 일도 아닌데 계속 장사하라”며 “직원들이 치킨 맛있다고 하는데, 나도 가서 팔아줄 것”이라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가 왜 이렇게 늦어지냐’는 질문에는 “순서가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A씨는 “이럴 거면 왜 사과문을 올렸냐”며 “이제 사람이 무섭단 생각이 든다. 구청장은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 가재는 게 편”이라고 지적했다. 류 구청장은 논란이 일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고, 그걸 전한 것이며 두둔한 적은 없다”며 “두둔할 생각이 있었으면 직원들을 고발 안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구 중구청 공무원 2명은 지난달 7일 관할 지역의 한 치킨집에 방문, 두 차례에 걸쳐 바닥에 맥주를 쏟았다. 이를 본 A씨 아내가 맥주를 치우자, 이들은 “내가 돈 주고 사 먹는데, 바닥에 오줌을 쌌냐”며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구청 공무원들은 해당 매장을 찾아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공무원들이 팔짱을 끼거나 허리에 손을 얹고 짝다리를 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이게 사과하는 자세냐”고 토로했다.
현재 중구청은 공무원 2명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류 구청장은 사과문을 올리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