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보도 대가로 억대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21일 구속됐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배임증재·수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범죄수익 은닉 등의 혐의를 받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연 뒤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 모두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김씨는 이른바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된 후 지난해 9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됐는데 이날 세 번째로 구속됐다.

신 전 위원장에게는 청탁금지법 위반과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 대한 별도의 공갈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자신에게 산 책을 무단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5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검사이던 시절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의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뉴스타파는 두 사람 인터뷰 녹취 파일을 대선을 사흘 앞둔 2022년 3월 6일 보도했다. 검찰은 인터뷰 내용이 거짓이라고 결론 내렸다.

신 전 위원장은 인터뷰 5일 후인 2021년 9월 20일 김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이 책값이 아니라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대가로 판단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책임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으로 돌리기 위해 김씨가 여러 언론사와 접촉해 허위 보도를 계획했고, 파급효과가 큰 대선 직전 녹음파일을 공개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보도를 목적으로 나눈 대화가 아니었고, 책에 관해 정상적인 금전 거래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보도했는지와 보도를 기획한 배후 세력이 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또 신병이 확보된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을 상대로 ‘100억원 규모 언론재단 설립 구상’과 허위 보도의 연관성 등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