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희 강북구청장이 지난 24일 김주영씨에게 철수와 영이 특별 명예구민증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김주영씨 아들, 이 구청장, 김씨. /강북구 제공

서울 강북구(구청장 이순희)는 29일 교과서에 삽화로 실렸던 ‘철수’와 ‘영이’가 특별 명예구민이 됐다고 밝혔다.

철수와 영이 캐릭터는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 5일 문교부가 펴낸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바둑이와 철수’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1970년대까지 약 30년간 교과서에 등장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소녀 로봇 ‘영희’로도 주목을 받았다. 영이 캐릭터는 영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처음 교과서에 실릴 당시 이름은 영이였다고 한다.

철수와 영이 캐릭터를 그린 원화가는 고(故) 김태형 화백(1916~1993)이다. 김 화백은 1948년부터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활동하며 1980년대 초까지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를 그렸다. 2021년에는 국민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에 추서됐다.

김 화백의 장남 김주영(75)씨는 1983년부터 강북구에서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30년 넘게 해마다 불우이웃을 돕는 모금 행사가 시작되면 강북구에 성금을 냈다.

우이천 담벼락에 그려진 '철수와 영이' 벽화. /강북구 제공

이런 인연을 계기로 강북구는 철수와 영이 캐릭터를 지역 행사에 등장시키기로 했다. 강북구는 지난해부터 문화관광축제 ‘우이천변페스타’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김씨의 동의를 얻어 ‘철수와 영이’를 주제로 레트로 콘셉트의 행사를 지난 24~26일 개최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행사 첫날인 24일 철수와 영이에게 특별 명예구민증을 수여했고, 김씨가 철수와 영이를 대신해 받았다.

김씨는 “아버님이 그리신 철수와 영이는 아름답고 맑은 반듯한 그림”이라며 “철수와 영이 그림을 통해 그때의 추억을 그리며 흥겨운 마음으로 축제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철수와 영이 그림처럼 그 마음이 강북구 전역에 퍼져서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철수와 영이가 등장하는 1948년 국어 교과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블로그 캡처
철수와 영이가 등장하는 1948년 국어 교과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블로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