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약 1년 동안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를 수사한 뒤 공무원과 교량 점검업체 관계자 등 1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분당구청 담당 공무원 7명과 시설물안전법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교량 점검업체 관계자 10명 등 총 17명을 송치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성남 분당구청 공무원 A씨 등은 2021년부터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4월까지 정자교 교량 점검 결과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유지보수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점검업체 관계자 B씨 등은 2019년부터 교량 점검 과정에서 참여 기술자를 허위로 기재하고, 점검 내용을 복제하거나 기술자 명의를 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정자교는 30년 전인 1993년 6월 20일에 준공된 노후 교량이다. 성남시는 관련 법에 따라 매년 관내 교량을 정기 점검하고, 2년에 한 번씩 정밀 점검을 해왔다.
정자교에서 균열이 최초로 확인된 건 2018년 4월쯤이다. 2021년 정밀안전점검에서는 붕괴지점을 포함한 교면 전체 균열이 확장돼 '교면 전면 재포장'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A씨 등은 이 같은 점검 결과를 깊게 검토하지 않은 채 같은 해 하반기 교량 노면 보수공사 대상에서 정자교를 제외했다. 또 2022년 하반기 교량 노면 보수에서도 사고 당시 붕괴한 3차로 균열은 보수하지 않고 1, 2차로만 일부 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자교 붕괴를 막을 기회를 2차례나 놓치면서 인명사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시설에서 발생한 점에 미뤄 지역의 지자체장이 처벌받을 수 있는 첫 중대시민재해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신상진 성남시장에게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신 시장이 2021년 교량 유지 예산이 부족하다는 요청을 받고 2억원을 추경해 주고, 2022년도 말에는 교량 관리 인력이 부족하다는 요청에 증원해 준 사실을 확인했다. 시장으로서 교량 관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편성해줬기 때문에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한편 정자교 안전 관리의 최종 책임자인 신 시장이 혐의에서 벗어나게 되자 향후 유사 사고 역시 중대시민재해로 다루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경영 책임자가 해야 할 의무가 면밀하게 규정돼 있는 점에 미뤄보면, 향후 유사 사례에서 무혐의 판단이 나올 것이라는 단정을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며 "경영 책임자의 의무 이행 여부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법률 위반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