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운데)와 제작자 겸 배우 대니얼 대 킴(오른쪽). 김태희는 킴이 제작하고 주연배우를 밭은 드라마 '버터플라이'에 출연한다. /인터넷 캡처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이자 제작자인 대니얼 대 킴이 20일 서울 명예시민이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킴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킴은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선보일 ‘버터플라이’ 촬영차 서울에 체류하고 있다.

킴은 ABC의 ‘로스트’와 CBS의 ‘하와이 파이브-오’ 등 미국 인기 드라마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한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한 ABC의 ‘굿닥터’도 제작했다.

킴이 제작하고 주연 배우도 맡은 ‘버터플라이’는 정체불명의 전직 미 정보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 분)과 그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은 현직요원 레베카(레이나 하디스티)의 추격전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달 말부터 청계천과 여의도 일대에서 촬영 중이며 오는 6월 말까지 부산과 안동 등지에서 촬영을 이어간다. 국내에서 촬영하는 4개월 동안 감독급 스태프를 포함해 국내 스태프 200여명이 함께 일한다.

명예시민증 수여식에는 킴의 배우자인 미아 킴과 버터플라이의 메인 작가인 켄 우드러프,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촬영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그동안 1999년 홍콩 배우 성룡, 2002년 축구감독 거스 히딩크, 2006년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 등이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킴은 수여식에서 “나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이지만 동시에 한국인 혈통을 지닌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서울시의 명예시민이 되는 건 나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를 구사하면서 대구매운탕과 냉면을 즐기는, 미국의 관습을 알면서도 한국인처럼 연장자를 공경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지 않느냐”며 “‘버터플라이’에는 내가 느꼈던 이러한 양쪽 측면이 다 들어있다”고 말했다.

킴은 “서울처럼 바쁜 도시에서는 (명예수여식이) 작은 일일 수 있겠지만 침대 맡에 태극기를 붙이고 살던 소년에게는 엄청난 일”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왼쪽부터)과 그의 부인 미아 킴이 2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명예시민증 수여식에 참석,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민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니얼 대 킴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아마존 OTT 시리즈 '버터플라이'를 촬영 중이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대니얼 대 킴 배우를 명예시민으로 위촉하는 것은 그의 예술적 성취와 사회 공헌에 공감하면서 서울을 촬영지로 선택한 버터플라이의 여정에 기대하고 감사하는 의미”라며 “드라마를 통해 서울의 매력이 전 세계에 발산돼 서울에서 촬영하는 더 많은 작품이 탄생하고 서울이 진정한 창조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해외 영화·드라마 등의 서울 촬영을 유치해 지원하는 ‘서울 로케이션 지원 사업’을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 시작했다. 해외 유명 제작진을 서울에 초청해 다양한 촬영 장소와 영상 인프라를 소개하는 초청 투어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