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교육청이 초등학생 얼굴에 연필로 상처를 내거나 등을 때리는 등의 행위로 경찰에서 아동학대 혐의 조사를 받고 있는 교사를 두둔한 정황이 확인됐다. 피해자 측 의견을 배제한 채 교사 측에 유리한 입장만을 담은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하면서다.

8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신체학대), 폭행치상, 상습폭행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초등교사 A씨 관련 교육감 의견서를 지난해 12월 일산서부경찰서에 제출했다.

교육감 의견서 제출은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른 조치다. 교원이 아동학대 범죄로 경찰에 신고될 경우 조사·수사 과정에서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의견서를 내야 한다.

앞서 A씨는 학생들 보는 앞에서 B군 등을 수차례 때리거나 연필로 B군 얼굴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B군 학부모에게 "아이(B군)가 기침하며 침을 튀겨 주변 사람들 불편하게 하니 집에서 지도해줘야 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낸 뒤, B군이 학생들 앞에서 해당 문자 내용을 읽게 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B군 학부모는 지난해 10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경기도교육청은 교육감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문제는 의견서 제출 과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교사 A씨와 사건 목격자들만 만나 조사하고 정작 피해 아동과 학부모 이야기는 직접 듣지 않은 상태에서 의견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B군 학부모는 "경찰에 제출할 의견서를 써야 하니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요청 같은 건 전혀 없었다"며 "그런 절차가 있다는 설명 자체를 교육청이 하나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관이 교육청에서 의견서를 보냈다고 말해준 뒤에야 B군 학부모는 의견서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의견서를 읽고 '교사 측 입장만 대변하는 내용이라 수사에 부담이 된다'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B군 학부모가 이에 대해 "등을 때리거나 연필로 상처를 입히는 것도 (교사) 잘못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며 경기도교육청에 항의하자 교육청 측은 "꿀밤 정도는 판사가 적법한 생활지도 훈계라 인정한 사례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B군과 학부모를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학부모가 올렸던) 국민신문고 내용을 토대로 의견서를 작성했다"며 "의견서에는 교사 행동이 적절한 생활지도였는지에 대한 의견만 들어갔고 아동학대 관련 판단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의견서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