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할 때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을 평가하는 '통합형 수능'을 치르게 된다. 현재 문과 학생은 사회탐구, 이과 학생은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것과 달리 모든 학생이 사회·과학탐구를 응시해야 한다. 문·이과가 통합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것에 맞춰 수능 제도를 재편하는 것이다.
선택과목으로 미적분Ⅱ·기하 과목을 평가하는 심화수학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국가교육위원회 권고에 따라 최종적으로 빠졌다. 사교육 증가 우려가 반영됐다. 대학 이공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 고교 내신 평가 방식도 바뀐다.
◇"선택과목 점수 유불리 해소하고 실질적 문이과 통합"
교육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확정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대학처럼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 학점제가 시행되는데, 그에 맞춰 대입 제도도 개편하는 것이다.
현재 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역을 '공통+선택 과목' 체제로 출제되고, 탐구 영역은 사회·과학 17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고르는 방식이다.
2028학년도부터 수능은 공통과목 중심의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사회·과학 탐구 영역 출제 범위는 현 교육 과정 과목인 통합 사회와 통합 과학이다. 수험생은 사회탐구·과학탐구를 모두 응시해야 한다.
큰 틀에서는 수험생들이 사회·과학탐구를 모두 치르고 일부 선택과목이 있었던 1999~2004학년도 수능, 또는 선택과목이 아예 없었던 수능 첫해인 1994학년도부터 1998학년도까지의 수능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교육부는 "학생이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발생하는 점수 유불리 현상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문·이과 통합으로 융합적 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화수학은 도입하지 않는다. 앞서 교육부는 대수·미적분Ⅰ·확률과 통계 과목에서 출제되는 수학영역 외에 미적분Ⅱ·기하 과목을 별도의 선택 과목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도입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고, 교육부는 이에 따랐다.
교육부는 "심화수학 신설로 사교육이 유발되고 학생과 학부모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대학은 학생부를 통해 수학 역량과 심화 학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 평가·성적 제공 방식, EBS 연계 방식 등은 현재대로 유지된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수능 개편에 따른 통합 사회·과학 예시 문항을 내년 중 개발해 공개할 계획이다. 입시 관련 가짜뉴스와 사교육을 자극하는 불안 마케팅에도 적극 대응한다.
◇고교 내신 5등급 상대평가 도입, 상위 10%가 1등급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 제도에서 5등급 상대평가 제도로 바뀐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는 상위 10%가 1등급을 받게 된다. 그 밑으로 24%는 2등급, 32%는 3등급을 받는다. 기존 9등급제는 상위 4%만 1등급을 받아 내신 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고등학교 사회·과학 융합 선택 과목 9개와 체육·예술·과학탐구실험·교양 과목은 절대평가만 실시한다. 학생들이 이들 과목에 쏠리지 않도록 장학 지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게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고 실생활과 연계한 탐구·문제 해결 중심 수업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핵심 수학을 출제하고 고교 내신은 5등급제로 개편해 학생들의 경쟁이 줄어들 것"이라며 "수능과 내신에 대한 사교육 수요가 경감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지식 암기 위주의 평가 대신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등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논·서술형 내신 평가'를 늘리기로 했다. 고교 교사의 평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도 내년부터 집중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