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과 정읍시에 있는 순정축협 조합장 A씨가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면서 사표를 강요하는 등 횡포를 일삼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A씨는 최근 조합 투표에서 해임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순정축협 특별근로감독 결과 폭행,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부당노동행위 등 총 1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과 2억600만원의 체불임금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9월 A씨가 신발로 직원들을 때리고 사표를 강요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감독 결과 조합장 A씨의 횡포는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더 심각했다. A씨는 지난 9월 13일 직원 B 과장대리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에서 3차례 폭행했다. 같은 날 한우명품관 식탁 의자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다며 신발을 벗어 직원 C 차장과 D 점장을 각각 4차례, 5차례 폭행했다.
다수 직원들에게는 사표를 강요하며 욕설과 폭언을 했다. A씨는 "니가 사표 안 내면 시X 내가 가만 안 둘 판이야 씨XX아", "느그가 나를 갖다가 조질려고" "나 보통 X 아니야"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노래방에서 술병을 깨고 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A씨는 직원들이 정당하게 받아 간 시간외 수당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남성 직원에게 악수를 건넨 후 수 차례 손등을 문질러 성적 굴욕감을 야기했다.
근로자 E씨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폭행과 함께 욕설, 협박성 발언을 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A씨가 한 발언은 "씨X" "새X야" "니가 내 등에 칼을 꽂아" "무주로 보내버리겠다" 등이다.
순정축협은 연장근로수당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등 총 2억600만원의 임금도 체불했다. 정해진 근무표를 사업장 여건에 따라 즉흥적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500회에 걸쳐 연장근로 한도도 위반했다.
순정축협 조직 전반엔 불법·불합리한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 근로감독 과정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익명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69%가 지난 6개월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중 21%는 1주에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이번 감독에서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해 형사 입건 9건, 과태료 부과 8건(총 1억5200만원), 가해자 징계 요구 2건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관계부처와 농협중앙회에 조합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징계와 근본적 조직문화 혁신 노력을 요청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법을 무시한 사용자의 불법적 전횡으로 많은 근로자가 고통받고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한 사례"라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불법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정축협은 2004년 순창축협과 정읍축협이 합병한 조직이다. 직원은 총 108명이다. A 조합장은 3달 전 물의를 빚고도 아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순정축협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치러진 A조합장 해임 투표에서 조합원 2284명 중 84.3%인 1926명이 투표에 참여해 1026명(53.27%)이 찬성했다. 반대는 899명, 무효는 1명이었다. 해임에 필요한 투표 인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해임 요구안이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