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23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기 수원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제기한 ‘공익 제보자’ 조명현씨가 경기도청 근무 경험을 담은 책을 출간한다.

7일 출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조씨가 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라는 제목의 책은 ‘이재명 부부의 법인카드 미스터리를 풀다’라는 부제목을 달아 총 276쪽으로 구성됐다. ‘조국 흑서’로 불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를 펴낸 출판사 천년의상상에서 출간한다.

조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21년 3~10월 사이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그가 처음 이 대표 부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이라고 한다. 당시 성남문화재단에서 VIP 의전을 총괄하던 조씨는 성남시장 이‧취임식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부부를 만났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온라인 서점 콘텐츠 소개 페이지에는 조씨가 “내가 청담동으로 샴푸 사러 간 것도 웃기지만, 경기도지사 샴푸 사러 휴일에 공무원을 부리는 게 더 이상했다”거나 “나는 이렇게 일주일에 보통 3~4회씩 주문 음식, 샌드위치, 과일을 수내동으로 올렸다” 등의 주장이 담겨있다.

회고록 성격을 갖는 이 책은 “내가 맞설 상대는 우리나라 거대 여당(당시까지만 해도) 대선 후보였다”, “권력과 돈, 세력을 모두 갖고 있는 여당의 대선 후보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등 조씨 고민의 흔적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는 서평에서 “지은이는 2021년 겨울 첫 제보 전후 과정, 2023년 8월 2차 제보 때 상황, 2023년 10월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기자회견 때의 심정을 담은 글을 지난해부터 써왔다”며 “마침내 2023년 11월 7일 ‘이재명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부패 행위가 장기간 지속적이고, 체계적이고, 지능적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이재명 부부의 법인카드 미스터리를 풀다’를 세상에 내놨다”고 전했다.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 표지. /교보문고

조씨는 김혜경씨와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가 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신고한 공익 제보자다. 조씨에게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배씨는 지난해 9월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배씨는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검찰은 현재 공범 김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달 23일 수원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도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에 “이 대표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신고인 자격으로 나왔다”며 “검찰이 이 사건의 진실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상부 지시에 의해 행했지만 인지하지 못한 채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으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법카 유용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이유에 대해 조씨는 “당시에는 김혜경 여사와 (수행비서) 배모씨에 관해서만 조사한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이 대표가 잘못한 내용을 고발하고 그 내용이 진행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달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려고 했지만 민주당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 얼굴과 실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