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이던 강아지의 죽음 때문에 반려견 보호자와 갈등을 빚던 수의사가 개인정보를 열람해 보호자 집까지 찾아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물병원 대표원장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 금천경찰서는 사적인 이유로 환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A씨를 검찰에 넘긴 바 있다.
A씨는 지난 4월 급성폐수종을 앓는 반려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견 보호자 B씨의 연락처와 거주지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를 열람해 B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하고, B씨 거주지까지 찾아갔다. A씨는 동물병원을 찾은 B씨의 반려견이 치료 중 죽은 이후 "보호자의 불편한 마음을 덜어드리기 위해 개인번호로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으니 집까지 사과드리러 가겠다"고 B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B씨가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음에도 A씨는 B씨의 거주지를 찾았다. 실제 지난 4월 28일 오전 10시 30분쯤 B씨가 거주하는 건물 내부와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는 A씨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에 B씨는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열람해 집까지 찾아온 것은 명백히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외에는 이용할 수 없다. 다만 ▲정보 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정보 주체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로서 명백히 정보 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만 일부 예외가 적용된다.
경찰은 반려견의 죽음을 두고 A씨와 B씨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반려견이 죽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A씨가 근무하는 동물병원이 "반려견이 죽은 와중에도 상담비용을 요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A씨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게시글 삭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A씨의 주장과 달리 A씨가 B씨의 집을 찾은 이유가 사과 목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조선비즈는 이에 대한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A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