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내용의 '교권보호 4법'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실에서 2년차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두 달 만이다.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 범죄로 보지 않는다는 일부 법 조항은 즉시 시행된다. 교육부는 다른 내용도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날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교권 보호 관련 4개 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4법 중 핵심인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복지법 17조가 금지하는 신체적·정서적 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보호자가 교직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하고, 학교 민원은 교장이 책임진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교원의 유아 생활지도권을 명시하고, 초·중·고교와 마찬가지로 유아교육 과정에서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교원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되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하지 않도록 했다. 교육기본법은 학생 보호자가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협조할 의무를 규정했다.
교육계는 교원이 학교에서 정당하게 생활지도를 하는 것을 두고 일부 학부모가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며 민원을 제기하거나 교사를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담임교사가 직위해제되어 다른 학생들이 학습권이 침해받는 문제도 있었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교원이 '칭찬스티커'를 주지 않아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주장하거나, 싸움하는 학생들을 말리는 교사를 신체적 학대로 신고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실제로 이달 대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등학교 교사는 지속적으로 친구를 때린 학생을 교장실로 보냈다가 학부모에게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 고인은 교육청 조사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정서학대로 파악했고, 아동전문기관이 경찰의 자료제출 요청을 받고 결과를 전달한 후 경찰·검찰 조사를 받았다.
교육부는 이번 교권보호 4법 개정으로 지난달 수립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 후속조치를 완성할 법률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교사에 대한 학생 폭력 등 교권 침해 행위의 생활기록부(생기부) 기재 ▲교육청 산하 '아동학대사례판단위원회' 설치 등은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서 제외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여야 합의로 (이날 본회의) 1호 안건으로 법안을 통과시켜준 국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2023년을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현장 교원이 교권 회복을 즉시 체감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여기고 교육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