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에 설치된 미국의 유명 팝아트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대표작 'LOVE'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중구 명동에 설치된 미국의 유명 팝아트 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대표작 'LOVE'가 지난 21일 훼손됐다./대신증권 제공

2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셜그룹 본사 앞에 설치된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 연작인 'LOVE'에 래커 스프레이로 낙서가 칠해졌다.

인근 CCTV에는 지난 21일 오전 2시께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검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해당 작품에 낙서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 작품에 칠해진 'ZOMBRA'라는 글씨는 최근 을지로와 명동을 중심으로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같은 이름으로 세계 곳곳을 다니며 낙서를 하고 다니는 외국인 남성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ZOMBRA'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남성은 멕시코, 일본 등에서 'ZOMBRA' 낙서를 한 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이를 공개해 왔다.

훼손된 작품은 대신파이낸셜그룹의 사유재산으로, 지난 2016년 여의도에서 을지로로 사옥을 옮기면서 로버트 인디애나 재단에 직접 연락해 구입한 작품이다. 서울의 공개 장소에 'LOVE'가 영구 설치된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하다. 대신증권의 작품 구매가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매 당시 'LOVE' 조형물의 가치는 약 500만달러(약 66억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LOVE' 연작 중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은 2011년 미국 뉴욕에서 경매된 'LOVE Red/Blue'로, 경매가가 411만4500달러(약 54억6405만원)에 달했다.

대신증권 측은 낙서 흔적을 발견하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고를 완료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해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측은 작품을 복원하려면 로버트 인디애나 재단으로 보내야 해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본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사유재산에 행해지는 모든 기물 파손 행위는 불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낙서 행태가 실수로 보기 어려워 조사 후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