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매체 ‘더 탐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서 방문한 식당 ‘일광수산횟집’의 상호를 두고 친일이라는 논란을 제기하자 부산 기장군청이 “주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입장을 냈다.

기장군청 전경/기장군 제공

부산 기장군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모 언론사가 제기한 일광읍 지명의 일제시대 기원은 역사적 무지에서 비롯된 허위 정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논란이 된 횟집 상호 속 ‘일광’은 부산 기장군의 지명 ‘일광읍’에서 따온 것이다.

기장군에 따르면 일광(日光)이라는 명칭은 기장의 옛 읍성이 있었던 고성(古城)의 진산(鎭山) 일광산(日光山)에서 유래했다. 기장읍 기장향교에 있는 남루상량문에도 ‘일광산’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 문이 조선 인조 6년(서기 1638년)에 지은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광이라는 명칭은 380여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기장군은 “1919년 3·1 만세운동이 일어난 이후 같은 해 4월 기장읍, 좌천, 일광 등 기장 곳곳에서 만세운동이 이어졌다”며 “일광이라는 명칭을 친일로 연관시키는 것은 일광읍 주민들을 포함한 기장군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명예 훼손”이라고 했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치열한 항일 운동을 거듭했던 지역의 역사를 볼 때 일광이란 명칭을 친일로 호도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일광이란 지명은 옛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이름으로 앞으로도 소중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일광수산횟집’에서 전국 시·도지사, 장관,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러자 ‘더 탐사’는 일광은 일본의 ‘욱일기’를 의미하고, 일광읍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행정구역이라고 주장했다.

‘더 탐사’의 주장이 퍼지자 해당 횟집은 야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친일 식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가게를 평가하는 ‘별점’을 5개 중 1개만 주는 식으로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더 탐사’ 측은 논란이 커지자 “일광이란 단어가 유독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 자주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을 뿐 친일이라는 말은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일광이 일광산에서 유래했을지는 모르나 일광면 명칭을 지정한 것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란 점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