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황기환 선생이 순국 10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관으로서 유럽과 미국에서 국권 회복 활동을 펼치다가 미국 땅에 묻힌 황기환 지사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배우 이병헌)의 모델이기도 하다.

10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7묘역에서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 안장식이 거행되고 있다. /뉴스1

황기환 선생의 유해는 뉴욕에서 출발해 10일 오전 9시 대한항공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박민식 보훈처장 등의 영접을 받아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7묘역에 안장됐다.

1886년 4월 4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황기환 선생은 19세가 되던 1904년 증기선을 타고 미국에 입항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1918년 미군 신분으로 참전했다.

종전 후 유럽에 남은 선생은 1919년 6월 파리로 이동해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되는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에 온 김규식 선생을 도왔다. 1921년 미국에서 워싱턴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한 황 선생은 식민지 현실을 알리고자 미국으로 옮겨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으로 조국의 독립과 해외 거주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던 황 선생은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해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 묻혔다.

황 지사의 묘소는 순국하고 85년이 지난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에 의해 발견됐다. 보훈처는 현지 법원에 파묘 승인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묘지 측을 설득해 순국 100년에 맞춰 황 지사를 국내로 모셔왔다.

보훈처는 후손이 없는 황 선생을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고, 황 선생이 임시정부 외교관으로서 독립운동을 펼친 점을 고려해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주소로 등록기준지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황 선생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을 입증할 공적 서류가 생긴 것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봉환사를 통해 "지금부터 대한민국이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며 "자나 깨나 그리시던 독립된 조국,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품에서 부디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