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마약 수사를 받고 석방된 후 곧바로 5·18 피해자 유족들을 만나러 광주광역시로 향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전씨는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나와 이날 오후 7시 48분쯤 마포경찰서에 도착한 뒤 오후 7시55분쯤 석방됐다. 경찰은 그를 불구속 상태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 28일 오전 6시 51분쯤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전씨에 대해 LSD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전씨는 마약수사범죄수사대로 압송돼 조사를 받았다. 전씨는 마약투약 혐의를 전면 인정했다.
전씨는 석방 직후 마포경찰서 정문에 모습을 드러내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바로 광주광역시로 이동해 유족들과 접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마약을 투약했는지 인정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론에 밝힌 것처럼 투약한 모든 마약 종류에 대해 인정했다"며 "대마와 DMT(디메틸트립타민, 환각제 계열의 마약) 등을 투약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마약 간이검사 결과에서 음성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씨는 "당일 진행한 마약 간이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며 "자세한 정밀검사 결과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씨 일가 비자금 의혹과 주변인들의 비위에 대해 폭로한 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각에서는 후계자 구도에서 밀려서 폭로를 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후계자 구도에는 관심이 없다"며 "봉사활동을 하며 단체에서 봤던 좋은 분들이 저의 지인이나 가족에 의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만나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으며, 비자금 은닉 관련 추가 폭로 계획에 대해서는 "새로운 단서는 가족이 협력해야 나올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답했다.
전씨는 조사 과정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반납해 당분간 SNS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른 시일 내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소통의 창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광주를 찾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5·18 피해자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남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서울특별시지부장은 전씨에게 "모든 피해자 단체를 대표해 격하게 환영한다"며 "5·18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전우원씨가 노력해달라"며 악수를 나눴다.
한편, 전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으로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후 전씨는 지난 17일 뉴욕시의 한 아파트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복용한 뒤 비명을 지르다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당시 현지 경찰로 추정되는 이들이 들어간 후 방송이 중단됐다.
전씨는 5·18 유족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꾸준히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 28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
경찰은 전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하다 최근 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강제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전씨가 현역 군 장교 2명도 마약을 투약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마약범죄수사대는 전씨를 상대로 코카인 등 마약류 6종에 대한 간이 검사를 진행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