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피의자신문 시 전담 경찰관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모 경찰서장에게 발달장애인 피의자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형사사법절차상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수사관에 대해 주의조치할 것을 권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은 A씨는 작년 4월 경찰서에서 두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아스퍼거증후군은 발달장애의 일종으로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활동분야가 한정돼 있어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증세를 보이는 질환이다.
A씨는 담당 수사관에게 자신이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렸으나 장애인 전담 경찰관을 배정받지 못했고, A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담당 수사관은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재구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반적인 발달장애인과 달리 A씨는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장애인등록증을 제출하거나 별도 편의를 요구하지 않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신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A씨가 외형적으로 언어구사 능력이 원활하다 하더라도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A씨를 발달장애인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사건관계인이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형사사법절차에서 조력을 받을 수 있음을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담당 수사관은 A씨의 장애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파악했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한 사유 없이 발달장애인 전담 사법경찰관에게 A씨의 사건을 인계하지 않아 피의자로서의 방어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제한했다"며 "이는 헌법에서 정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고,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