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뉴스1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신병 확보를 요청하기 위해 세르비아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과 이지형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지난주 세르비아 현지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을 찾아가 권 대표 검거를 위한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세르비아는 우리나라와 범죄인을 인도한 전례가 없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수사 공조가 어려운 국가인 것을 감안해 현지 수사기관 관계자를 직접 만나 협조 요청에 나선 것이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그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그는 세르비아에 주소지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권 대표는 “나는 절대 숨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도주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투자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권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인터폴에도 수배자 검거 후 송환하는 최고 등급 수배인 적색 수배가 내려져 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이 과장은 세르비아 정부에 권 대표의 소재 파악 및 체포 등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민생 등에 큰 피해를 입힌 중범죄자들의 소환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폭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테라와 루나는 권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가상화폐다. 테라는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세계 10위 안팎까지 상승한 뒤 작년 5월 중순쯤 일주일 만에 가격이 99.99% 폭락했다. 당시 증발한 테라·루나의 시가총액은 50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