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다./뉴스1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유례없는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자, 이른 아침부터 이 대표 지지단체인 '민주시민촛불연대'·'이재명 지지자연대'에서 600여명이, 반대단체인 '애국순찰팀' 등에서 500여명이 장사진을 친 것이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손 인사를 건네며 청사까지 약 150m 거리의 언덕 길을 15분 동안 걸어 올라갔다. 이 대표를 응원하는 지지자들과 취재진, 경찰이 한데 뒤엉키면서 시민이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경찰은 이날 질서 유지를 위해 인력 900여명을 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성남지청의 방호원들도 대기 인력 없이 모두 나와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로부터 20일도 채 안 지난 지금 서울 서초동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 대표가 2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인데, 지지단체들은 "서초동에 집결하라" "서초동을 '어게인(again) 조국수호' 집회처럼 만들자"와 같은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민주시민촛불연대는 28일 오전 서초동으로 모이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해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단결을 독려하고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당당하게 홀로 나가겠다는 이 대표가 부당한 탄압을 의연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 출석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고검·중앙지검 청사를 담당하는 사무국 관리과는 주말 방호 인력을 증원하고 출입 보안 점검을 한층 더 강화했다.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이 청사 주변에 배치될 예정이나, 청사 내부의 안전 관리는 방호팀이 책임지고 있다. 경찰은 성남지청 소환 조사 때의 2배에 달하는 30개 부대 1800~1900명의 인력을 투입한다. 적어도 2000명 이상이 집결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얘기다.

검찰에선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소환된 2019년 10월, 진보·보수 단체가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을 외치며 서초동 일대에 모였다. 당시 집회 신고 인원은 10만명이었지만 주최 측은 300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도 90여개 중대, 5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조국 지지자들은 서초역부터 교대역까지, 반대 집회 인원은 서울성모병원과 누에다리 사이를 가득 메웠다.

조국 수호 집회 당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혼식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는데, 이 같은 사태가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8차선 도로가 모두 막혀 차량을 이용해 청사로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며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야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대검의 '예그리나' 웨딩홀은 3시간 간격으로 2개 팀만 받기 때문에 평소에는 다른 식장처럼 혼잡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 대표가 출석하는 날에는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