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전경./조선DB

특수경비직 채용 시 심신상실자나 알코올 중독자를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특수경비직 채용 및 배치 시 정신질환자 또는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 있는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고, 정신질환자의 평등권 및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경비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A씨는 한 공장의 특수경비직에 응시해 면접시험을 통과하고 신입교육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관할 감독기관인 경찰서는 A씨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배치불가' 판정을 내렸고, A씨의 채용은 취소됐다. A씨는 자신이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현행 경비업법과 시행령 등에 따르면 심신상실자·알코올 중독자·정신질환자·정신 발육지연·뇌전증 등이 있는 사람을 특수경비원 결격 사유로 보고 있다.

인권위는 배치불가 판정을 내린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A씨 진정을 기각했다. 다만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의 특수경비직 자격을 제한하는 경비업 관련 법령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법령이 정신질환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정신질환자 또는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 있는 모든 사람을 '잠재적 위험자' 또는 '업무처리 능력이 없는 자'로 전제하는 것"이라며 "'특수경비직에 적합하다'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단 시 참고할 만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4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따라 자격·면허 취득을 차단한 '노인복지법' 등 27개 법령을 정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며 "많은 법률이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중증 정신질환자'에 국한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것과 견주어 볼 때 경비업 관련 법령의 결격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비업법을 현행과 같이 개정한 목적은 정신적 제약이 있는 피한정후견인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특수경비직의 결격사유에 대해 모든 정신질환자를 포괄적으로 규정함에 따라 오히려 피한정후견인을 비롯한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