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전경./뉴스1

국내 로펌들의 '경찰 전관' 모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되자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로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김앤장·태평양·화우 등 대형로펌에 변호사로 취업을 신청한 사례가 작년 두자릿수를 돌파했다.

5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작년 1년 동안 경찰관 109명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았다. 이중 법무법인에 취업을 하겠다고 신청한 경찰관은 47명(43%)이었다. 공직자윤리위는 47명 중 34명에 대해서는 '취업가능'을, 2명에 대해서는 '취업승인'을 각각 결정했다. 나머지 8명은 '취업제한', 3명은 '불승인' 판단이 내려졌다.

작년에 로펌 취업을 시도한 경찰관 47명 중 가장 많은 계급은 경감(22명)으로 46.8%를 차지했다. 경감은 일선 경찰서의 팀장급으로 분류된다. 그 뒤로 총경(10명), 경정·경위(각 5명), 경사(3명), 경무관(2명) 등이다.

변호사로 취업을 신청한 사례는 12명으로 전체의 25.5%에 달했다. 김앤장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우가 3명으로 뒤를 이었다. 태평양·광장은 각각 2명, 율촌은 1명이었다. 12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취업가능' 결정을 받았다. 중소로펌뿐만 아니라 대형로펌들도 '경찰 전관 모시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나머지 35명은 변호사가 아닌 고문·전문위원·이사 등으로 취업을 신청했다.

가장 많은 경찰관이 지원한 로펌은 와이케이였다. 47명 중 27명이 와이케이에 취업하겠다고 신청했고, 이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취업가능' 판단을 받았다. 와이케이는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분점을 내는 이른바 '네트워크 로펌' 형태로 운영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국내 로펌들이 경찰 출신을 영입하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가지게 되는 등 수사권이 확대되자 경찰 단계에서부터 전문적인 대응을 하려면 경찰 출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로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픽=손민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던 2020년에는 로펌 취업을 신청한 경찰관이 252명 중 10명(4%)에 불과했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2021년에는 195명 중 49명(25%)이 로펌 문을 두드렸다. 작년의 경우 47명으로 2021년과 숫자는 비슷하나, 전체 취업신청자 중 로펌행을 선택한 비율은 43%까지 늘었다.

경찰의 몸값이 올라가자 변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니는 경찰관이 늘고 있다.

경찰청은 내부 인력 유출을 막고 수사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경찰관이 공식적으로 로스쿨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