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3일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는 전남 완도군 금일도를 찾아 가뭄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뭄 대책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달라”고 했다. 정부는 완도 등 가뭄 피해가 심각한 섬 지역에는 하루 300t씩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 선박 등을 활용한 비상급수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3일 남부지방의 가뭄으로 제한 급수가 시행되고 있는 전남 완도군 금일도 척치저수지를 방문해 군 관계자로부터 급수대책을 보고받고 있다. /뉴스1

이 장관은 이날 전남 완도군 금일도의 식수원인 척치저수지를 방문해 바닥이 드러난 저수지 상황을 점검했다. 완도군 관계자로부터 급수대책을 보고받은 뒤, 마을회관과 물탱크가 설치된 가옥을 방문해 물 사용실태를 점검했다. 이 장관의 이번 현장 방문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사고 수습과 무관한 첫 공식 일정이다.

전남지역은 최근 6개월 누적강수량이 평년의 60.5%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완도군은 지난 10월 이후 식수원인 저수지, 지하수가 고갈돼 3448세대 주민 6382명이 제한 및 운반급수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21일 광주·전남·제주지역 가뭄피해 해소를 위해 가뭄대책 특별교부세 55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특교세는 섬 지역 급수운반 및 해수담수화시설 설치, 생활용 관정 개발, 농업용 저수조 증설 및 관로정비 등에 사용된다.

이 장관은 “올 겨울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생활·공업 용수 공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가뭄 확산에 대비해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 협업으로 선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부지역 주민들에게 “가뭄대책의 한 축은 물 수요관리”라며 “범시민 20% 물 절약 실천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3일 남부지방의 가뭄으로 제한 급수가 시행되고 있는 전남 완도군 금일도를 방문해 마을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환경부에 따르면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의 강수량은 올해 1월붜 지난 16일까지 808㎜로, 예년(1313㎜)의 61.6% 수준이다. 이 지역 주요 댐 저수율은 예년의 58.2%에 그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식수를 공급하는 전남 화순군 동복댐 저수율은 29%에 불과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남 가뭄이 현 상태로 이어지면 다음 홍수기가 시작하는 내년 6월 전에 대부분 댐 수위가 물 공급 한계선인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수위 이하에서도 물을 공급할 수는 있으나, 수질 등의 문제로 활용에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