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이태원 압사 참사 후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처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재난 수습 공무원에게 수당을 현실화하고 휴식권을 보장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재난발생 현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지원방안은 ▲수당 현실화 등 ▲재해보상 및 심리상담, ▲휴식권 보장 ▲업무공백 해소 ▲자긍심 제고 등이다. 김 본부장은 "재난 수습 공무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효과적으로 현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보상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이정민 인사혁신처 기획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해현장 대응 공무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 "일한 만큼, 고생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도록 비상근무수당이나 주요 직무급 등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정관은 "재난 수습 과정에서 현장 공무원들이 재해를 입거나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최우선적으로 심사해서 신속히 재해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또 "현장대응 공무원들의 트라우마나 참혹한 현장에 따른 심리상담 지원을 위해서 전국 6개 권역에서 운영 중인 마음건강센터를 통해서 찾아가는 심리상담이나 방문상담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담을 통해 고위험 상태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의료적 개입 등 집중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휴식권'에 대해 이 조정관은 "재난현장대응 공무원들은 밤낮 없이 24시간 지원하거나 고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참혹한 사고 현장에서 대응한 공무원들이 충분히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심리안정휴가를 별도로 신설해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여하는 포상휴가·대체휴가에 심리안정휴가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재난 현장에 공무원이 출동해 업무공백과 인력 부족이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신속히 업무 대행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면서 "업무 대행자들에게는 적절한, 충분한 업무대행 수당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긍심'도 언급됐다. 이 조정관은 "재난현장에서 국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헌신한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한민국 공무원상이나 적극행정 유공포상 등에 재난현장대응 공무원들을 별도로 추천할 수 있도록 우선 추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 안전지원과 공무원 A씨는 지난 1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진석 서울시 안전총괄실장 직무대리는 전날(15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A씨가 맡았던 업무에 대해 "(이태원 참사) 관련해 최근 국회 자료요구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18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연다. TF는 1개 반 4개 분과로 구성되며 17개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다.
김 본부장은 '이 장관이 범정부 TF 단장을 맡은 데 반발이 크다'는 질문에 "행안부 장관은 재난관리법상 재난에 총괄 조정을 할 수 있는 역할과 책임을 갖고 있다"며 "범정부 TF 단장의 역할은 법과 기준에 따라 정해져서 (이 장관이) 책임을 맡아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