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지난 15일 특수본은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과 서울시 안전총괄실 과장 등 재난 관련 공무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사고 당시 상황전파 과정 등을 확인했다. 지난 1일 특수본이 출범한 지 2주 만에 처음으로 행안부 고위공무원에 대한 첫 소환조사였으며, 서울시에 대해서도 관련 직원을 처음으로 소환한 것이다. 특수본은 지난 14일 행안부 안전 대책 관련 직원을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그간 특수본은 경찰과 소방 관련 수사에 집중해왔다. 현재 입건된 피의자 7명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총경 등 경찰 관계자 4명,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서장, 해밀톤 호텔 대표 등이다. 행안부와 관련된 인물은 없다. 특수본은 경찰청과 용산소방서, 용산구청 등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재난 관련 주무부처인 행안부에 대해서는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듯 특수본은 지난 13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청취하고 있다"면서도 "이태원 사건은 다수의 기관이 수사 대상이고, 사고 원인 및 책임규명을 위해서 각 기관의 이태원 행사 관련 사전 계획 수립 여부나 현장 대응, 조치 및 보고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우선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이 행안부 관련 고위공무원 등을 소환하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 책임을 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 14일 행안부 장관의 지위 책임과 관련해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상황조치에 대해 지휘·감독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부조직법, 행안부 장관의 소속 청장에 관한 규칙 등 법령 검토가 필요하다"며 "형사책임과 관련한 구체적 법리 판단은 법령 해석과 수사를 통해 구체적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특수본이 파악하려는 사실관계는 사고의 발생 과정과 원인, 각 기관의 핼러윈 행사 관련 사전 대비, 사후 조치 등에 대한 것이다. 특수본은 이를 통해 재난 안전 주무부처인 행안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을 내릴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이 장관이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입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4일 소방공무원노조가 이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특수본은 해당 수사를 특수본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수처가 60일 내로 이 장관 관련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청할 경우 특수본은 수사 권한을 넘겨야 한다.
사고 당일 행안부 상황실은 소방청으로부터 오후 10시 48분에 처음 사고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사고 발생 1시간 5분 뒤인 오후 11시 20분쯤 처음으로 사태를 파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11시 21분에 신속히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11시 37분에 행안부 상황실에 해당 지시가 전달됐다. 하지만 행안부가 이를 중앙부처와 유관기관에 전파한 시각은 지난달 30일 오전 12시 16분이었다. 행안부가 만든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상황실과 연결돼 있지도 않았다.
한편 특수본은 지난 15일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핼러윈 행사 전 안전 유의'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삭제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어 16일에는 용산경찰서 112상황실,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참고인 조사와 해밀톤 호텔 관계자, 서울경찰청 상황3팀장에 대한 조사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