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7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참사 발생 10일 만이다.
김 서울청장은 이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경찰청의 감찰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서울청장은 "지난달 27일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이태원뿐만 아니라 홍대·강남 등이 포함된 주요 행사지역의 핼러윈 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을 보고 받은 바 있다"고 했다. 또 용산경찰서에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서울경찰청 담당자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용산경찰서) 자료를 열람한 담당자도 보고서 내용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해 별다른 추가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용산경찰서 정보과는 자체 종합 치안대책에 동일한 내용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라 알고 있다"고 했다.
참사 당일 도심에서 대규모 보수·진보 집회가 개최돼 동원할 경력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집회 대비 때문에 경력이 부족해 배치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며 "112신고 접수 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참사 발생 전후로 경력 투입 등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과 관련해서는 "근무자들은 사고가 발생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교통인력이 배치돼 교통관리를 하고 있었으나, 현장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할 판단은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서울청장은 "현장에서의 상황보고와 용산서장의 보고가 지연되어 사고 사실을 늦게 인지했다"며 "보고·지휘체계 문제는 수사 및 감찰 조사를 통해 확인 중에 있다"고 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이후 늑장 대처로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류 전 과장은 참사 당일 상황관리관 업무에 태만해 상황 인지와 보고를 지연한 혐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