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윤 제주대학교병원 진료처장이 지난 4월 28일 오후 병원에서 약물 과다투약 사고와 관련 사과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치료 중 과다 투약 사고를 내 고(故) 강유림(당시 13개월)양을 숨지게 한 제주대학교병원 의료진이 구속 송치됐다.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업무상 과실치사,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제주대병원 수간호사인 50대 여성 A씨, 간호사인 20대 여성 B씨와 C씨를 각각 제주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업무상 과실치사 등 일부 같은 혐의를 적용해 제주대병원 의사 2명과 간호사 6명도 각각 제주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수행 간호사인 B씨는 지난 3월 11일 제주대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유림 양에게 기관지 확장이나 심장박동수 증가에 사용되는 에피네프린(Epinephrine) 5㎎을 정맥 주사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피네프린 5㎎을 네뷸라이저(Nebulizer·연무식 흡입기)로 투약하라는 의사의 지시와 달리 직접 주사 시 기준치(소아 적정량 0.1㎎)의 50배에 달하는 약물을 한 번에 투약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림 양의 상태가 악화하자 응급 처치에 나선 수간호사 A씨는 이 같은 투약 오류를 인지한 뒤에도 이를 상부에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담당 간호사 C씨는 유림 양이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인 11일 오후 9시 59분쯤 의료 기록지에서 의사 처방 내용을 지웠다. C씨는 유림 양이 사망한 뒤인 12일 오후 9시 13분쯤에는 간호사 처치 내용까지 삭제했다.

의료진이 과다 투약 사고로 유림 양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상부에 보고한 것은 유림 양의 장례가 모두 끝난 같은 달 16일이었다.

뒤늦게 유림 양 사망의 전말을 알게 된 유족은 같은 달 23일 경찰에 제주대병원 의료진에 대한 형사고소장을 제출했고,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제주대병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제주대병원 의료진이 유림 양 부모 명의의 각종 동의서에 임의 서명한 행위 등에 대한 여러 증거까지 확보했고 최근 수사를 마무리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유림 양의 유족은 지난 5월 4일 제주대병원을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에 대한 손해배상금 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